https://news.v.daum.net/v/20190702200641305?d=y
축구장 2.5배 깔고 앉은..그들만의 호화주택 '관사'
서유정
2019.07.02. 21:18
[뉴스데스크] ◀ 앵커 ▶
하나 같이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고 그 안에 건물은 크고 마당도 넓습니다.
도지사, 시장, 군수 같은 자치단체 장들이 사는 관사입니다.
그것도 1급 관사라서 다른 공무원이 사는 2, 3급과 달리 혜택이 많습니다.
온갖 살림살이, 관리비, 전기, 전화, 수도 요금을 죄다 세금으로 지원받습니다.
1급 관사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집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만약 본인 집이 있다면 세를 놓고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MBC 탐사기획팀은 오늘부터 전국 지자체 장들이 살고 있는 1급 관사를 집중 해부합니다.
이를 위해 한 달 동안 전국을 돌며 1급 관사에 살고 있는 지자체장 24명을 모두 만났습니다.
오늘은 먼저, 광역단체장 순서로 서유정 기자부터 시작합니다.
◀ 리포트 ▶
잘 가꾼 정원이 펼쳐진 2층짜리 건물.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는 1급 관사입니다.
화면에 잡히지 않을 만큼 넓습니다.
축구장 2.5배 면적입니다.
5공화국 군사정권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지어져 지방 청와대로도 쓰였습니다.
초호화로 꾸며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한 채가 1억원 할 때,
건축비만 33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1년 새 들어간 예산을 따져봤더니
청원경찰, 조경관리사 인건비에 65인치 TV, 수입 에스프레소 머신 등
새 살림살이 장만까지 모두 7억 원이 넘습니다.
[오거돈/부산시장]
"지금도 이미 최대한 절감하고 있고,
어린이와 시민들의 휴식처로서의 기능이 더 확대되어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예산에서 매달 수백만 원 월세를 감당하는 '월세 관사'도 있습니다.
임대보증금 28억 원에 월세 208만 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살고 있는 1급 관사입니다.
[박원순/서울시장] "'제2의 집무실이다' 이런 측면도 있고요,
서울을 알리는 도시 외교의 공간이기도 하다…"
월세만 30개월, 6천448만원이 들어갔습니다.
2011년 취임 이후 혜화동, 진관동, 현재 가회동, 도중에 삼양동 옥탑방까지
5차례 이사하며 들어간 부동산중개수수료, 이삿짐비용도 다 예산입니다.
전기, 수도요금, 관리비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해서 박 시장 취임 이후 8년 동안 1급 관사에 들어간 예산은 10억 원이 넘습니다.
최신 가전제품, 고가 가구도 예산으로 지원받습니다.
킹 사이즈 침대가 500만 원 하고요.
구스, 즉 거위털 이불이 300만 원 넘습니다.
423만 원짜리 수입 소파,
155만 원짜리 의류관리기도 있습니다.
[권영진/대구시장]
"제 개인 사비로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언젠가는 제 다음 시장을 위해서도 그렇게 준비해 주는게…"
300만 원 나가는 운동기구 세트가 맞춤형으로 제공된 경우도 있습니다.
[충북도청 총무팀]
"(지사님) 일정이 살인적인 일정으로 돌아가다보니까
요통하고 견비통이 와서 '몸이 안좋다' 하시니까…"
관사 덕분에 자기가 살던 집은 비게 되니 이른바 관사 재테크도 가능합니다.
[송하진/전북도지사]
"제가 전에 살던 제 개인집도 전세집이었습니다.
저는 집이 전주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관사를 들어가게 됐고요."
송 지사는 2014년 관사로 들어가면서 전세보증금 1억4천만 원을 빼냈고,
서울 서초구 아파트는 보증금 3천 만원에 세를 놓고 있습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관내에 있는 김해 자택을 세를 놓고 있습니다.
관사를 쓰고, 안 쓰고는 단체장 마음입니다.
게스트하우스로 쓰였던 새하얀 2층짜리 건물.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사입니다.
이 지사는 전임지사가 숙박과 카페, 결혼식장용으로
시민 품으로 내줬던 관사를 다시 1급 관사로 되돌렸습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아니 도지사가 공관이 있어야지, 외국 손님 오면 식당에서 밥 먹을 순 없잖아요."
시도지사별 관사 예산 사용 내용은 MBC뉴스 모바일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덕, 지영록 / 영상편집 : 김정은)
서유정 기자 (teenie0922@mbc.co.kr)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388731_24634.html
누구는 관사 누구는 자기 집…"스스로도 부담스럽다"
1급 관사에 대해서 취재 기자에게 추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지금, 서유정 기자가 어느 관사 앞에 나가있는데요.
서 기자, 지금 나가 있는 곳이 어딘지 소개해 주시죠.
◀ 기자 ▶
네, 저는 지금 종로 가회동에 있는 박원순 서울 시장 관사 앞에 나와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박 시장이 살고 있는 관사인데요.
유난히 담벽이 높아 안이 전혀 안 보이죠.
그래도 관사에서 행사를 가장 많이 치른 게 서울시인데요.
작년 1년치 내역을 받아봤더니요.
한 달에 2-3번 꼴로 모두 28차례 간담회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앞에 리포트를 보니까 광역단체장이 전부 관사에 사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빠진 분들도 있던데 골라서 취재한 건 아니죠?
◀ 기자 ▶
물론입니다.
광역단체장 17명 가운데 11명이 관사에 살고 있는데요.
크고 넓은 저택에 사는 단체장도 있지만 4명은 아파트에 살고요.
관사를 제공 받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시도지사도 6명 있습니다.
누구는 관사에 살고, 누구는 자기 집에 살고…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물었더니 관사에 사는 이유도 제각각이었고,
정동훈 기자가 이들을 만나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좋게 말하면 아담한 나쁘게 말하면 형편없는 건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올린 SNS글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관사를 방문한 뒤, 올린 겁니다.
일국의 수도시장 관사라곤 믿기 어렵다며 꼬마 공관이라는 말도 합니다.
'공관'이란 말은 이런 크고 넓은 관사를 쓰는 시도지사들이 내세우는 말입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관사가 아니라 공관으로 활용 중이잖아요."
[박원순/서울시장]
"시장 공관이라는 게…"
[오거돈/부산시장(지난 5월, 시의회 본회의장)]
"공관으로서의 격에 맞는…"
제2의 집무실이자 24시간 업무공간,
[오거돈/부산시장]
"제2의 집무실이 필요한 것이죠.
반면 시청이나 도청과 가까우면 됐지
대구시장과 전남, 충북, 충남도지사는 아파트 관사에 삽니다.
[양승조/충남도지사]
"아파트여도 상관없습니다.
[이시종/충북도지사]
"비용을 최소한 줄여서 아파트를 들어가자 그렇게 해서 들어간 거죠."
충북문학관으로 개방한 옛 관사엔 지금까지 40만 명의 시민이 들렀고,
이마저도 필요없다는 시도지사도 있습니다.
인천, 세종, 대전, 광주, 울산, 제주는 단체장이 자택에서 출퇴근 중입니다.
기존 1급 관사는 어린이 등 지역 주민을 위해 내놓았습니다.
[송철호/울산시장]
"회의나 비상상황 그건 시청 안에 있는 각종 회의실이나 이걸 중심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조례를 보면 시장이나 도지사가 사는 곳이 1급 관사입니다.
따로 사용허가도 필요 없습니다.
관사 운영비는 사용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최문순/강원도지사]
"과도기입니다. 대부분 관사를 없애가는 과정이죠."
[송하진/전북도지사]
"관사는 이런 정도 규모 또는 이럴 때는 사용하면 안된다든지 그런 걸 잡아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크고 넓은 관사에 살면서도 깐깐해진 시민 눈높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기색도 읽힙니다.
[김경수/경남도지사]
"새로 (아파트) 관사를 다시 만들기도 어렵고
빈집으로 놀리기보다 관사가 낫겠다며
이 지사는 관리비는 개인 돈으로 내왔는데, 관사에서도 조만간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
"우리 가족 친인척들도 올 수도 있고 한데 그래서 나는 뭐 관리비는 우리가 내는 걸로 해라."
오거돈 부산시장도 앞으로 관리비는 자기가 내겠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박주영 / 영상편집: 김진우)
◀ 앵커 ▶
자, 서유정 기자.
관사 운영 조례가 있긴 하지만 관사를 쓸지 말지부터,
◀ 기자 ▶
네, 결국 단체장 뜻에 달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이 문제에 집중하는 건 예산은 들어가는데, 감시와 견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지방의회도 제 몫을 하지 못했던게 사실인데요.
무엇이 문제인지, 내일부터 조목조목 짚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장 관사 앞에서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독 '혜경궁 김' 폭로!! 나는 '혜경궁 김' 입니다. 나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이재명, 김혜경] (0) | 2019.07.03 |
---|---|
부동산 잡는다"던 文정권 靑대변인 김의겸, 16억 빚내서 재개발예정지 25억대 건물 매입 파문 (0) | 2019.07.02 |
경기도민 10명 중 6명 “이재명 잘했다”…10명 중 7명 "지금보다 잘할 것" (0) | 2019.07.01 |
‘안이박 아킬레스건 찾아라’ 주문…문 대통령 취임 전후 작성된 X파일 공개 (0) | 2019.06.30 |
“인천공항서 내 옆에 앉았던 대통령 약속 어디 갔나” (0) | 2019.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