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적은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동에 있는 해발 40m 정도의 야산중턱 동굴자리"라고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종합대학과 사회과학원의 고고학자들이 발굴에 나섰으며
발굴과정에서 주먹도끼, 찍개, 자르개, 망치 등을 비롯한 14점의 석기와 8점의 골기,
5,000여 점의 짐승 뼈 화석과
1,094개의 포자와 화분(꽃가루)의 화석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화석은 2개의 층으로 되어 있으며 1 문화층의 연대는 대략 88만 년 전이고
2 문화층의 연대는 약 72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이번에 발굴한 유적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이 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유적은 단양 금굴인데, 약 70만 년 전의 유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금굴 보다 18만 년이나 이른 유적이 발굴된 것입니다.
또한, 북한은 1 문화층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주먹도끼는 한동안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서만 발굴되었고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발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78년 연천 전곡읍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도 주먹도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 연구에서 새 지평을 연 유물입니다.
이번에 더 오래된 주먹도끼 유물이 발견됨으로써
주먹도끼 문화가 더 이른 시기부터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있었다는 것이 확고해진 셈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큰해리의 뼈 화석이 1 문화층에서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리는 비버의 한자 말이며 큰해리는 신생대 3기 말에 등장해
약 12,000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자이언트 비버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이언트 비버는 현재의 북아메리카 지역에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뼈 화석의 발견은
자이언트 비버가 북아메리카 지역뿐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서식했다는 것을 새롭게 밝힌 셈입니다.
이 밖에도 조선중앙통신은 이 시기 짐승의 뼈와 포자,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이 일대가 산림이 무성하고 초원과 숲지대로 이루어진
열대나 아열대의 기후조건에 해당하는 습한 환경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중앙통신은
"발굴된 유적의 연대가 거의 100만 년 전에 해당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짐으로써
한반도 지역은 구석기시대 전기 때부터 사람들이 살아온 인류발상지의 하나라는 것이 확증되었다"면서
"아시아의 구석기시대 문화연구를 위한 학술적 담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지난 1966년 발굴한
평양시 상원군 상원읍 검은모루유적이 기존에 알려졌던 40~60만년 전 구석기시대 유적이 아니라
100만 년 전 유적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한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동 유적은 한반도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유적이 됩니다.
다만, 한국 학계에서는 북한 학계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향후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공동으로 조사하여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