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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기술

이제 우리는 오십대에 접어 들었다...

 

 

 

이제 우리는 오십대에 접어 들었다...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아직도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학교급식빵을 얻어가는 고아원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을 잘 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어린시절을 보넸던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서 계란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날 니꾸사꾸 속에 사과2개.계란3개.사이다1병. 사탕 1봉지중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던

동생을 위해서 꼭 남겨와야 하는걸 알았던 그시절에도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 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안고 얘기할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시절을 같이 겪지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사이에서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속에 바둑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를  침묻힌 몽당 연필로 쓰다가

부모님과 같이 잠들때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한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줄 알았으며

무슨 일이든 나라를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삼십여명이 뛰어놀던 그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검은교복에 빡빡머리 6년간을 지옥보다  무서운 교문에서 매일 규율부원에게 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종아리를  담임선생님께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 했으며...

 

 

이름없는 분식집 .제과점에서 여학생과 놀다가 학생지도 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교무실에서나 화장실에서 벌 청소를 할때면 연애박사라는 글을 등에 달고

지나가던 선생님에게 머리를 쥐어 박힐때도...시간이 지나면 그게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 였다..

 

 

빛깔 좋은 유신군대에서 . 대학을 다니다 왔다는 이유로  복날 개보다 더맞고 탈영을 꿈꾸다가

부모님 얼굴 떠올리며 참았고..80년 그어두운 시절에 데모대 진압에 이리저리 내몰리면

어쩔수 없이 두편으로 나뉘어 진압군이자 피해자 였던 그때에도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시대. 6.25세대. 4.19세대. 5.18세대. 모래시계세대...등등

자기주장이 강하던 신세대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붐 세대. 혹은 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질수 없는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회사로 갈까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보이려고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 세대들....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후배세대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인금인상. 처우개선.등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단지  과장. 부장 이사등....

조직의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  조직을 떠나야하는 세대들........

 

 

팀장이라는 이상한 이름이 생겨서  윗사람인지 아랫사람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

노조원 신분이 아니여서 젊은 노조원이 생존권 사수를외치며 드러누운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세상을 떠나는 세대들...

 

 

IMF 에서 제일먼저 수몰되는 세대..

미혹의세대....

 

 

오래전 부터 품어오던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던 세대...

이제는 우리는 우리를 우리만의 이름으로 부른다..

 

 

선배들 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날 자리가 불안해서 돌아보니

벌어놓은것은 한 겨울지네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엔 늙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말 잘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컴맹의 제1세대.

부모님께 순종하던 마지막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던 첫 세대.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것을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퇴출세대라 부른다.

 

 

60대는 이미 건넜고..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밤 팔지못해 애태우는 어느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와서

아이들 앞에 내 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때 ..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를 이야기할때 이름없는 세대 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50대....

 

 

고속성장의 막차를  올라 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 부르는세대.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관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일까 ??

 

 

이땅의 50대 들이여..

스스로 일어날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맙시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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