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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좋은글

얼굴 / 박인환



                       얼굴 / 박인환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길을 걷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담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단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 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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