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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음악.연주곡

운명 / 김인배

 

  

 

                      - 운명 김인배 -

 

      

         나는 여기 이곳에 있고, 당신은 저기 저곳에서 방황하고 있기에,

         내가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때면 어디에도 안주할 수 없는 당신은

 

         그때쯤 물빛에 홀려 호젓한 남강변을 걷고 있거나

         강기슭의 대숲과 주변의 산들을 그림자 지우는 구름의 영향권 안에 있을 것이다.

  

          낮게 날으는 새떼들, 여름날 오후의 소나기를 몰고 오는 먹구름의 징조,

          이윽고 후두둑 떨어지는 빗줄기를 피해 당신이 어느 외진 골목길을 돌아갈 무렵쯤,

          설령 나는 여기에 있고 당신은 당신대로 길을 가고 있더라도,

          그럼에도 나는 도회의 그늘진 지붕밑을 어슬렁거리며 지나가는당신의 숙인 머리,

 

          당신의 낡고 헤진 구두코 끝에서 튀는 물방울을 보고 있으며,

          젖은 양말을 통해 발바닥에서 부터 서서히 배어드는 습기가 오한처럼 온몸에 전해져

          으스스한 떨림을 느낄 수 있음은 어인 일인가?

 

           당신은, 내가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 김인배의 단편 하늘궁전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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