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ㅡ김형석교수의 산문집을 읽다.
어제 내 친구는 김형석교수님의 "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라는 책을 주고 갔다.
요즈음 고전을 읽기로 한 나는 별미삼아 읽어보기로 했다.
젊은날 철학에 대한 갈증에 목을 축이게 만들어 주고
내 젊은 영혼을 흔들어 놓았던 김형석 교수님의 책을 좋아했다.
그분이 올해로 100세가 되셨는데
아직도 기독교 방송에 나오셔서 강연을 하신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그런데 "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책까지 출간하신것이다.
나는 100세를 살아오신 그분이 마지막으로 우리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요즈음 나의 관심사이기도 한 멋있는 노년을 위한 지침을 보여 줄것 같아서였다.
노교수는 서문에서
그의 초창기 저서이자 대표작으로 우리들의 젊은 영혼을 흔들었던"영원과 사랑의 대화"
는 "젊은 사람들 인생에 무엇인가 영원한 것을 안겨주고 싶어서"였다면
60년이 지난 지금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하시기 위해서쓰신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질적인 삶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의 구성은
잃어감에 관하여(상실론)
살아간다는것(인생론)
영원을 꿈꾸는 이의 사색(종교론)
마지막으로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책속 수필선)
으로 구성되었다.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김형석교수의 철학자로서의 수많은 이론이나 현란한 수사학은 없었다.
칸트나 사르트르 헤겔 키엘케고르 본회퍼등등의 철학적 이론은 사라지고
모든 곁가지들을 걷어낸 한 지혜로운 노인의 담담한 삶의 단상이 있었다.
마치 복잡한 철학적 인수분해를 끝내고
얻은 간단 명료한 인생의 답을 제시해 주셨다고나 할까?
익히 우리가 알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천에는 미흡했던 우리 삶의 단면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30여년 봉직해오던 대학교수로서의 은퇴.
사랑하는 아내가 쓰러지고 거의 식물인간 상태로 보낸 23년의 모진 세월후의 죽음과
노모의 죽음을 통한 상실감.
그리고 황혼의 우정을 가꾸어나가던 김태길교수와 안병욱교수의 죽음에서 오는 상실감.
혼자남겨진 이의 고독감등이 가슴에 와 닿았다.
"영원. 죽음. 무한. 허무. 운명등에 관한 대화에 잠기게 되면 나는 고독해진다.
끝없이 묻고 물어도 대답이 없으니 말이다
인간적인 고독, 거기에 대답할 수 있는 대화가 있다면 신의 사랑의 음성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6자녀를 잘 키우고 자신도 교수로서 철학자로서 학문에 명성을 얻은 김형석 교수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뒤에는 고통과 아픔이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갖고 계셨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몇가지 소개해보면
#무소유의 삶이란 어떤것인가?
" 나를 위해서는 적게 가지고 이웃을 위해서는 많이 주는 삶이다.
나는 많이 갖고 이웃에게는 적게 주는것이 잘못된 인생이며
소유에 대한 욕망이 바로 그런것이다"고 하시면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버는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것이 자신만을 위한 소유나 욕망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위해 열려있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 산다는 것의 의미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에서는
정신적 자아야 말로 참다운 나를 만드는것이며
정신적 자아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나에게 국한시키지 않고
사회와 역사속에 남길수 있을때 참다운 자기 완성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진정한 자기발견은 자아의식에서 오며 그 자아의식은 문제의식에서 싹튼다.
어떤문제를 가지고 사느냐가 어떤 인간이 되느냐이며,
어떤문제를 해결지었는가가 어떤 생애를 살았는가와 통한다
따라서 현실과 현상을 올바르게 파악한 뒤에는 그 현실에 참여하는 용기와 책임이 있어야한다.
이럴때만이 자기완성을 이루어 갈수 있기 때문이다.
# 어떻게 늙어 갈것인가?
늙는 다는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정신적 성장을 살펴보면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까지는 겨우 철들어가는 시기이고
40대가 되면 인간적 성장이 왕성해지며
50대에는 기억력보다 소중한 사고력이 앞서게 된다.
그러다가 인간적 완성기는 60이 넘으면서 가능해진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은 정신적 성장과 완숙기는 60부터 시작된다는 말이다.
60ㅡ75세까지가 인생의 성숙기로서 주요저서도 대부분 이때에 쓰여진다.
따라서 60이 넘어서도 계속해서 공부하며 성장하는 사람은 젊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나이가 들어도 자신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하며
일을 하는 사람이 행복과 보람을 갖개 된다.
나이가 들면 공적인 일은 배후에서, 개인적인 일은 계속해서 진행하고
그 어느것도 여의치 않을때는 취미활동과 봉사로서 삶의 보람을 이어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젊은이에게는 용기가 ,장년기에는 자신의 일에 대한 신념이, 노년기에는 삶의 지혜가 노년의 자산이다.
인생의 지혜를 통해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맺으며
선한 사회질서를 높여가는 일과 이웃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기쁨으로 바꾸어 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선한 도움을 주면서 사는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하며 감사한 인생을 살게 되어 있다.
# 어떻게 죽음에 임해야 하는가?
죽음을 대하는 유형에는 3가지가 있다.
죽음은 삶의 종말이라고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감성적 정서적으로 죽음에 임하는 것이고
둘째는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전제아래 정서적 느낌에 이성적인 판단을 접목하여 운명에 순응하는 유형이고
마지막 유형은 삶과 죽음은 어떤 영원한 섭리의 한 부분현성이라고 하는 종교적 선택을 하는 유형이다.
신앙인들은 죽음은 영원에 동참하는 영적 삶의 새로운 탄생으로 본다
그외에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 속에는 김형석교수의 위트넘치는 수필이 실려있다.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은 "오이김치와 변증론,
양복이야기. 철학의 죄는 아닌데"등을 재미있게 읽었다.
전체적으로 너무 쉽게 쓰여져 단숨에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앞에서 말했드시 100세를 사신 지혜로운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으면서 고개룰 끄덕이게 만들었다.
신촌 산아래 동네로 이사와서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시는 모습은 칸트를 닮아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에 대한 노 철학자의 대답도 나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출처] 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ㅡ김형석교수의 산문집을 읽다.|작성자 jose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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