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세레나데 황성 옛터(황성의 跡) 이야기
황성 옛터에 밤이뇌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설은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내몸은 그 무엇 찾으려
끝 없는 꿈의 거리를 헤메어 있노라
1929년 황해도 배천의 어느 여인숙엔 비에 갇힌 순회악극단이 묵고 있었다.
창밖에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발을 보고 있던 바이올린 연주자 전수린은
문득 며칠 전 개성 #만월대(송악산 기슭에 있는 고려의 궁궐)에서 느낀 감회가 치밀었다.
푸른 달빛 속에 흩어진 옛 기와, 황폐한 성의 애수, 이런 것이 가슴에 젖어 들면서 손길은 바이올린을 더듬었다. 이 선율이 곧 '황성 옛터 (황성의 적, 荒城의跡).
이 선율에 그 악극단의 대표였던 왕평이 작시해서 가사를 붙였다. 노래는 이애리수가 맡아 연습했다.
당시 서울 취성좌에서 청순한 여가수 이애리수의 노래로 불렸을 때 청중은 울면서 합창했다.
특히 이애리수가 무대에서 부르면 수많은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따라서 불렀으며
삼천리 방방곡곡 우리 민족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파고들어 간 노래로 당시 일인들은
이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 혹독한 문초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노래를 금지했던 일본인조차 조선의 세레나데라고 하여 애창하였으니,
그만큼 이 노래가 담았던 예술성과 호소력은 컸던 것이라 할 수 있다.
■ #황성_옛터(황성의 跡) ♬_♬_듣기
1. 황성옛터 #이애리수(1932) ♬_♬_듣기
2. 황성옛터 #이생강(대금)/ #김광석(기타) ♬_♬_듣기
3. 황성옛터 #한영애 ♬_♬_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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