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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맛만 다른게 아니네


https://news.v.daum.net/v/20190206150303114?rcmd=rn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맛만 다른게 아니네

이덕주 입력 2019.02.06. 15:03        


 

안녕하세요? 매일경제 이덕주 기자입니다.

이번주는 우리가 참으로 좋아하는 '고기'에 대한 얘기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이번 식품야사는 식육마케터인 김태경 박사님과

팜인사이트 김재민 편집장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는 돼지 > 닭 > 소 > 양 순으로 고기 소비가 많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식품야사-29]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고기는 바로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입니다.

고기 3대 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과거 식품야사에서 설명했듯이 고기로 먹기 위해

소·돼지·닭을 키우는 축산업은 산업화되어 있으며

종자에서 시작해 소비자가 접하는 요리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생산물만을 접하는 소비자들은 그래서 축산업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서 큰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축산 시스템을 '공장식 축산'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동물인권단체들이 동물복지를 주장하고, 채식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스템화된 대량 생산은 대량 소비를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식품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축산업에 접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윤리적인 판단은 독자들께 미루려고 합니다.

다만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도달하는지를 독자들도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인도에 산다고 상상해보겠습니다.

고기를 먹기 위해 토끼든 닭이든 야생에서 잡았다면 가장 큰 문제는 이를 죽이는 일입니다.

생명을 죽인다는 찜찜함은 둘째치고

 동물을 죽여 피를 빼고 고기를 발라내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도축(닭의 경우는 도계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은

가축을 식품으로 전환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위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먹지 않았던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조선인은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중국이나 육식 자체가 적었던 일본에 비하면 두드러집니다.

물론 일반 민중에게 고기란 소고기·돼지고기 모두 명절에나 먹어 볼 수 있는 매운 귀한 것이었습니다.

김태경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돼지 소비가 늘어난 것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조선우를 수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돼지고기 소비를 장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좋아했던 고기는 돼지고기가 아니라 소고기 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출처=KB국민은행 페이스북


축산업이 산업화하기 이전 소·돼지·닭은 단순히 고기를 먹는 용도만은 아니었습니다.

소는 밭을 가는 등 농사를 짓기 위한 목적이 컸고,

돼지는 농사에 쓰기 위한 비료를 생산했습니다.

 닭은 고기뿐 아니라 달걀을 먹기 위한 용도가 있었습니다.

어느 것이든 농가와 밀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축을 농가에서 분리시켜 순수하게 고기를 위한 목적으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축산업은 시작되었습니다.

산업화(기업화)는 가축을 키우고 고기를 먹는 방식에 여러 변화를 가져옵니다.


 첫 번째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품종을 개량하게 됩니다.

우리 농가가 예전부터 키워오던 토종이 아니라

이미 품종 개량이 이뤄진 일본과 서양의 돼지·소를 들여와서 키우게 됩니다.


두 번째로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이나 풀을 먹이는 게 아니라 사료를 수입해서 이것을 먹여서 키우게 됩니다.


사료를 먹이면서 돼지고기 냄새가 사라지는 등 맛의 변화도 컸습니다.


세 번째로 도축의 공장화가 이뤄집니다.

사람이 하나하나 가축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계화해 대량으로 도축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네 번째는 유통기술의 발전입니다.


과거에 도축장은 소비처인 도시 근처에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마장동이 대표적인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냉동·냉장 유통기술과 물류의 발전으로 도축장은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됩니다.


과거에는 도축 후에 고기를 바로 소비하거나 아니면

 햄 소시지 등 형태로 보관해야 했다면

지금은 신선한 고기를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산업화는 생산성을 높이고 고기의 가격을 낮춥니다.

우리 국민이 잘살게 된 것도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고기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우리가 지금 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축산업의 산업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은

아주 예전의 일이 아니라 불과 1980~1990년대에 와서입니다.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는 같은 고기이지만

산업화 정도도 다르고 유통되는 모습도 다릅니다.


간단히 표로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축산업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가 소·돼지·닭을 키우는 농가입니다.

지금의 축산농가는 농업시대와 달리 작은 농장주(소기업인)라고 봐야 합니다.


농민들이 키우는 가축의 수가 닭의 경우

평균 5만4000마리, 돼지는 2400여 마리, 소는 3~40마리에 달합니다.


축산농가의 소득은 쌀이나 과일을 키우는 농가 소득의 2배에 달합니다.

대부분 50~60대 이상이 농장주인데 본인뿐 아니라 직원을 고용해 가축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들 농가가 키운 가축을 기업들이 사서 판매하게 됩니다.


닭고기는 기업화된 정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이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같은 소위 육계 계열화 업체가 닭을 키우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합니다.

 품종을 관리하는 것부터 사료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농가로부터 사들인 닭을 도계하고 가공하고 유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까지

기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합니다.


닭을 키우는 농가 중 약 90%가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돼지고기는 중간 정도의 기업화가 되어 있습니다.

김재민 편집장은 돼지고기 시장의 산업화는 농가와 기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돼지고기 시장은 닭고기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큰 축산기업이 사료부터 유통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진포크' '생생포크' 같은 브랜드가 기업에서 유통하는 돼지고기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돼지를 키우는 농가의 비중은 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위탁사육이 보편적인 육계시장에서는 당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농가와 기업이 계약한 가격에 농가가 닭을 팔게 됩니다.


하지만 돼지고기처럼 농가가 독립적인 경우 누구에게 얼마에 팔지는 농가가 결정합니다.

 가격 등락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 큰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한돈과 달리 대한민국 소고기는 모두 다 한우가 아닙니다.
육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한돈협회 유튜브


소고기는 기업화 비중이 훨씬 떨어집니다.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는데 한우와 육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식품야사 26화에서 설명했듯이 한우는 우리나라 토종 소입니다.

반면 육우는 우리나라가 우유 생산용으로 도입한 젖소의 수컷을 말합니다.


 당연히 해외종자입니다.

등급 판정을 받는 소고기 중 90%가 한우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한우만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한우의 경우 대기업의 참여 비율이 낮을 뿐 아니라 농가의 규모 자체도 크지 않습니다.

농가당 33마리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돼지농가에 비하면 훨씬 영세한 농가가 많습니다.


축산 시장에서 한 가지 변칙적인(?) 존재가 있는데요. 바로 농협입니다.


농민단체인 농협은 협동조합이지만 농축산 관련 경제사업을 직접 하고있습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도드람'이라는 브랜드를, 육가공 제품에는 '목우촌'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입장에서 농가와 거래하지만 농협 내 조직으로

농가의 이익을 도모해야 하는 이중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농협에 의해 기업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축산업을 기업화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기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를 농민의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드람 돼지고기는 프로배구 메인스폰서이기도 합니다. /출처=도드람


기업화 정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농민들과 소비자의 입장이 다릅니다.


일단 농가 입장에서 기업화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닭고기에서 알 수 있듯이 농가와 기업이 동반 성장할 경우 양쪽이 윈윈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농가가 기업에 종속된 소작농처럼 되어버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화가 이뤄지면 고기 가격이 낮아지고 품질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더 큽니다.


이는 기업화 비중이 높은 닭고기와 돼지고기의 국산 비중이 높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국산 비중이 높다는 것은 국산 고기가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높아

수입산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기업에 적대적인 여론은

육계시장처럼 축산시장에서 대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반대하는 쪽도 있습니다.


왜 닭고기는 기업화가 이뤄졌고 소고기는 이뤄지지 못했을까요?


첫 번째는 소·돼지·닭의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닭고기의 경우 키우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바로 도계를 합니다.

 1년에만 8억마리 닭을 잡습니다.

그리고 손질된 닭고기는 며칠 되지 않아 바로 소비자들의 식탁으로 올라갑니다.

엄청나게 빠른 회전률은 육계산업을 기업화하기에 유리한 점입니다.


반면 소는 키우는 데 30개월이나 걸립니다.

또 도축 후 사후 경직이 풀리는데 14일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일부러 숙성해서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닭이나 돼지고기처럼 빨리 냉장해 유통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기업이 힘을 쓸 여지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또한 김재민 편집장은 소가 농우로 계속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1980년대 경운기와 트랙터가 보급되면서 농업에서 소의 역할이 상실되면서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소를 키우는 경우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닭이나 돼지에 비해 소가 기업화가 늦어진 한 원인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하고 얼마되지 않아 양돈업에서 철수를 결정합니다. 당시 제일제당은 이곳에서 나오는 돼지고기로 캔햄(지금의 스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출처=1988년 12월2일자 매일경제


두 번째는 규제 때문입니다.


사실 외국을 보면 태국 CP그룹이나 미국 타이슨푸드처럼 축산에서 시작해

 거대한 식품기업이 된 사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1970년대 삼성·현대·두산·한진 등 재벌들이

 축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대기업들은 직접 땅을 사서 목장에서 직접 돼지와 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축산업을 진흥한다는 명목아래 대기업들의 투자를 장려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진출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과 함께 재벌의 땅투기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1990년 축산법시행규직개정령안을 통해 재벌기업이나 직원이 300명 이상인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이 일체 금지됩니다

(축산법 제27조). 이미 진출해있던 기업들도 하나둘 축산업을 접게 됩니다.


삼성의 경우 지금 에버랜드가 있는 용인에서 운영하던 국내 최대 규모의 돼지농장 문을 닫습니다.

 다만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CJ제일제당은 해외에서 여전히 축산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으로 몰고 갔던 소들도 현대서산목장에서 현대가 키우던 소들이었습니다.

 한진그룹은 지금도 제주도에 있는 제동목장에서 여전히 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 축산시장의 대기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하림, 이지바이오 같은 기업과

 농협계열 기업들은 재벌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운 (당시의) 중소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때 대기업들이 철수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삼성 돼지고기와 현대 소고기를 먹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자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소고기의 경우 기업화가 더뎌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미국산·호주산 소고기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를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한우를 단순히 국내에서 키우는 소라고 생각하지만,

 한우는 미국·호주산 소와 종자 자체가 다릅니다.

한우농가는 그래서 기업화로 가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화로 가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마블링'으로 잘 알려진 소고기 등급제인데요.


 1992년에 처음 도입돼 현재는 한우고기 내 지방 분포와

소고기 육질을 기준으로 1++부터 3까지의 5단계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이 등급은 우리 같은 소비자가 소고기를 구매할 때 품질과 가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1++ 등급은 전체 한우의 10.1% 1+ 등급은 33.3%를 차지합니다).


이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한우는 비싼 고급 고기이고

 1++ 등급이나 1+ 등급 한우는 비싸고 좋은 고기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프리미엄화가 이뤄진 것입니다.

 농민들도 높은 등급을 얻는 방향으로 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도 이름은 다르지만 마블링을 기준으로 등급이 매겨진다고 합니다. /출처=미국육류수출협회


반면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등급제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것이 소비자와 농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높은 품질의 고기를 키우기보다는

많은 양의 고기를 키우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사실 이는 토종이라는 한우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돼지와 닭은 외래종을 키우기 때문에 수입산 돼지와 닭이 국산과 큰 차별점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반면 한우는 토종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격이 높고 맛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수입산 소고기와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제주산 흑돼지나 토종닭이 기존 돼지고기·닭고기와 차별화가 가능한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다시 유통의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기업화의 정도와 생물학적 특성상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의 유통 과정이 다릅니다

. 그리고 유통 과정이 다른 것은 소비자들이 접하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닭고기는 대부분 농가에 위탁생산한 육계계열화 회사들이 농가로부터 이를 사들입니다(전체의 94.1%).

 그리고 이 회사들이 직접 유통하면서 일반음식점부터 마트, 프랜차이즈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육계시장은 이 회사들이 조금이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

 가격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 돼지고기는 농가들이 식육포장처리업체라고 불리는 육류유통업체들에 직접 판매합니다(전체의 92.7%).

위에서 언급한 선진포크·생생포크·도드람 같은 업체들은

각각 하림그룹, 이지바이오그룹, 농협 같은 대기업에서 가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 중에는 육가공업체도 포함되는데요

 CJ제일제당이나 진주햄, 에쓰푸드와 같이 돼지고기를 사들여 햄이나 소시지를 만드는 회사를 말합니다.

식육포장처리업체는 도축된 돼지고기를 소분해 마트나 정육점 음식점 등에 판매합니다.


반면 소고기는 식육포장처리업체가 도축장을 거친 소고기 전체 물량 중 65.3%를 사들이지만

대형마트나 정육점, 음식점이 직접 농가로부터 구매하는 비중이 다른 고기들에 비해 높습니다.


 또한 닭고기와 돼지고기는 직매를 통해 가격이 고정된 데 반해

소고기는 경매시장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54.2%나 됩니다.

소고기는 닭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유통 과정이 복잡해서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의 편차가 클 수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2017년 기준)에 따르면 소고기의 유통비용률은 48%인데

이는 소비자가 100원을 주고 소고기를 구입할 때 유통 과정에서 붙는 금액이 48원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소고기는 다른 고기들과 달리 소매단계에서 가장 많은 33.8% 유통비용이 붙고 있습니다.

한우직판장이 많은 이유는 소고기의 유통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 소비자들은 소고기(한우)와 돼지고기(한돈) 가격에 대해서 불만이 많습니다.


한우 가격이 너무 비싸고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올라 수입산 소고기와 비슷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닭고기와 달리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국산 소비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산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성장하는 파이의 몫을 외국 고기업체들이 더 가져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외국 고기업체들(외국농민)에게 한국은 그래서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돼지에게 유산균을 꾸준히 먹이면 고기가 맛있어지고 돼지도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출처=두지포크

그런데 가격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수입산 고기와 국산 고기는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소고기만 해도 미국이나 (거짓말) 호주에서는 방목을 통해서 풀을 먹여 키웁니다.

사료 가격도 더 쌉니다.

또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기업화가 이뤄져 있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과거와 달리 수입육에 대한 거부감이나 애국심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고기를 싸게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친환경·동물복지 축산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고기에 스토리를 입히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소나 돼지를 친환경으로 방목해서 키우거나(설성목장, 성우목장),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여 키우는(두지포크) 식의 대안 목장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축산업도 산업화의 단계를 넘어 다양성과 개인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섬세한 동네빵집과 수제맥주가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것처럼 고기도 개성과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이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