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한마디에 착착 수순 밟는 ‘미국산 전투기 추가 구매’ 사업
F-35 추가 구매, 트럼프 언급 후 ‘선행연구’ 등 진행...
공군 관계자, “실제 운영비 아직 분석 못해”

지난 3월 28일(현지 시간) 대한민국의 F-35A 1호기가 출고 행사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뉴시스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어치 군사장비들을 주문할 것이다” (2017년 11월 7일 한미정상회담)
“(한국에서)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거기에는 제트 전투기라든지... 이런 큰 구매를 해준 데 감사한다”(2019년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하면서 선수 치듯 내놓은 말이다.
특히, 이달 11일,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그는 공개적으로 3번이나
한국이 미국산 무기 구매를 결정했다고 못을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가하지 않더라도 국방기술품질원이 공개한 자료만 봐도
최근 10년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금액이 67억3천100만 달러(약 7조8천억 원)에 달한다.
일본의 구매 금액(37억5천200만 달러)에 거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핵심 역할을 한 이른바 ‘차세대(FX) 전투기 획득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출발한
공군의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도 원래 보잉사의 F-15를 검토하다
막판에 이른바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록히드마틴사의 F-35 기종으로 돌변했다.
결국 예상보다 구매 금액이 급증하자, 60대 정도를 도입할 예정이었던 FX 사업은 F-35A 40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1차 마무리됐다. 현재 2대가 이미 도입됐고,
올해 안으로 10대를 비롯해 순차적으로 40대 전부를 도입 완료할 예정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군사장비들을 (추가) 주문할 것”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구매를 담당하는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이 탈 많았던 FX 2차 사업을 시행하고자
이른바 ‘FX-2차 사업 선행연구’ 입찰 공고를 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까지 ‘선행연구’를 끝내고 이제는 FX 2차 사업 확정을 위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 혈세 약 7조 원이 넘는 돈을 들이고 그것도 갑자기 기종 변경에 따른 논란이 많았지만,
다시 수조 원을 더 투입해 추가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관해 29일, “FX 2차 사업은 선행연구를 마치고
현재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따라서 사업추진기본전략(안) 확정을 위한 방안사업추진위원회 개최 시기와
전투기 기종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른바 ‘FX 2차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포장은 했지만,
사실상 F-35A 20대를 추가 구매하는 사업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상식 수준이다.
기술적으로도 이미 40대를 록히드마틴사 제품으로 구매하고
20대는 다른 기종을 경쟁 입찰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비단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F-35A 전투기의 구매나 추가 구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부품 수리 등 유지·보수 비용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상황이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평소에 F-35에 관해 ‘개판(f****d up)’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물론 그는 록히드마틴과 경쟁 관계에 있는 보잉사 출신이라 미 국방부 감찰관실이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감찰관실도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섀너핸 부장관은 F-35 항공기는 굉장하지만, F-35 프로그램이 ‘개판’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F-35 프로그램에 관한 섀너핸 대행의 비판은 여분의 부품 재고가 부족하다는 점과
비행시간당 비용이 충분히 줄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에 근거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같은 날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이 발표한 보고서도
미국이 현재 운용하는 F-35 전투기가 여분 부품 부족으로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F-35가 여분의 부품 부족으로
2018년 5∼11월의 기간 중 거의 30%가량 비행할 수 없었다”면서
“약 4천300개의 부품 수리가 밀렸다(backlog)”고 적시했다.
하지만 미국산 F-35A 전투기를 도입해 운영하는 공군은
현재 이 전투기의 유지·보수 비용도 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9일, 공군 관계자는 이에 관해 “아직 F-35A 도입 초기이고
안정화되지 않은 시기”라면서 “실제 운영이 이루어져야 운영비도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F-35 전투기를 생산하고 도입해 운영하는 미국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이 ‘돈 먹는 하마’에 관한 여러 비판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괴물의 유지·보수 비용도 산정할 수 없다면서
다시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들어 추가 구매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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