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연대는 지난 16일 이인영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보내는 정책참고자료를 보냈다. 자료에는 9.19 군사합의를 누가 위반했는가 하는 사실자료들이 들어있었다. 아래는 전문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보내는 정책참고자료 지난 5월 10일 이인영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냐는 기자 질문에 “법률적으로는 위반이냐 아니냐를 따질 수 있겠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합의의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제시하겠다. 1. 9.19 군사합의의 실제 내용과 한국 군사 당국의 위반 여부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통된 인식” 속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군사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합의다. 합의서 1조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하면서 1항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여 협의”하기로 하였다. 물론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여러 이유로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합의서의 의미는 남북군사공동위가 가동하기 전까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일단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나서 여러 문제들을 남북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군사 당국은 합의서 1조를 지키지 않았다.
일단 북한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인 ‘19-1 동맹’ 연습을 지난 3월 4~12일에 진행하였다. 이 훈련은 과거 진행한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의 이름만 바꾼 것이며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전 훈련으로 한국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미군 태평양사령부가 참가하였다.
또한 키리졸브 훈련에 따른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도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연중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꿔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18년 12월 2일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신해 한국 공군 단독으로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하였으며 2019년 3월 18~29일 한미연합 퍼시픽선더 훈련을, 4월 22일부터 2주 동안 한미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를 대체한 한미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을 실시하였다. 또 3월 29일 전략스텔스 전투기 F-35A 2대를 도입하는 등 무력증강도 진행하였다.
물론 이전 정부에서 이미 계약한 무기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적폐청산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의 정책을 착실히 이행하는 것도 명분이 서지 않고, 변화된 한반도 정세에 발맞춰 충분히 무기 도입을 중단할 수 있는 문제였다.
또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하였는데 현 정부도 계속 무력증강을 할 계획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 군사 당국은 합의서 1조부터 법률적으로 위반하였다. 2. 북미 사이에서 미국이 약속을 어긴 사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은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였다. 이런 사실을 참고하기 바란다. 3. 중요한 것은 진실 앞서 제시한 자료를 보고 이인영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친미, 친남, 친북을 떠나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김근태 전 의원은 평소에 “세상 그 무엇도 ‘진실’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해왔다. 김 전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황우석 사태를 두고 검증을 중단해 논란을 끝내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며 “국익도 중요하지만 진실이 그에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정치인이라면 언제나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파헤치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궁금한 건 이인영 원내대표가 한국 군사 당국과 미국이 합의를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북한이 이번에 합의를 위배했다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은 위배한 게 없고 북한만 위배했다고 보는 것인지 하는 것이다.
만약 전자라면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가 잘못했다면 다 이야기해야지 우리 잘못은 묵인하고 상대 잘못만 이야기하면 상대가 받아들지 않는다.
만약 후자라면 이인영 원내대표가 정책적으로 상당히 노력을 더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와 관련해 하나만 더 지적하고 싶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인 4월 30일에 중앙일보와 대담을 하면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을 보았다. “과거에 언급했던 통일 대통령의 꿈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현실적으로 많이 사라졌다. 빠른 통일의 가능성이 줄어든 것 같다. 이젠 평화를 통한 공존 번영의 길이 설계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런데 과거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누가 집권을 하든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내에 통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 2월 2일 이코노미21 인터뷰)라고 하였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는 통일을 낙관적으로 보더니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통일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정책적 실책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에도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미는 합의를 지키고 북한만 합의를 위배한 것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한 말을 참고할 만하다.
정 전 장관은 지난 6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보니까 북한이 발사체 쏜 것 가지고 ‘대북정책 실패’라는 식으로 공격을 시작하더라”며 “한국당에는 도대체 국제 사건과 정세를 읽을 수 있는 브레인이 황교안 대표 주변에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하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향한 것이므로 “말을 하려면 ‘미국의 대북정책이 잘못돼서 북한이 저런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하고 좀 더 긴밀하게 협력을 해야지 이렇게 미사일 쏘게 만들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도 민주당이 스스로 생각해볼 면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2019년 5월 16일 국민주권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