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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히말라야에서 사라진 플루토늄


핵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미국의 야만성

히말라야에서 사라진 플루토늄
이병진 교수
기사입력: 2014/02/19 [20:26]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의 전직 중앙정보부 비밀요원인 스노든은 미국이 전 인류를 상대로

전 지구적인 인터넷 통신망의 주요 길목에서 일상적인 도청과 감시를 하고 있다고

폭로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미국은 그들이 동맹국이라고 떠드는 정상들의 전화까지 서슴없이 도청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그들의 신뢰는 땅바닥에 떨어졌고 범죄국가의 소굴임을 스스로 증명하였다.

 
이처럼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자기들 마음대로

지배하고 그들의 패권에 따르지 않거나 도전하면 무력으로 짓밟는데 그런 사례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는 비밀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미국이 제멋대로 전 인류를 상대로 감청하고

 개인들을 감시하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도 감히 미국을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틈만 나면 국제 질서와 평화를 떠들어 대지만,

정작 국제질서와 평화를 유린하고 인류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그들의 목적을 위해 인류 공동의 소중한 자연자산인 히말라야 지역을 핵 물질로

 오염시킨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책임하게 방치한 치욕의 나라이다. 
 

 

1965년 “모자 작전(Operation Hat)"

 1964년 10월 16일 미국 중앙정보부가 발칵 뒤집어졌다.

 

 중국이 코드네임 “596”이라는 최초의 핵실험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것은 핵미사일 실험이었다.

미국은 중국이 그동안 은밀하게 핵실험을 하는 것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다가

 핵미사일 실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비밀 핵실험 장소는 티벳 자치구에 있는 ‘로프 누르(Lop Nur)'이었다.

그 때 당시 미국이 보유한 감시 장비들로는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히말라야 지역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제서야 미국은 티벳지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중국이 티벳을 병합시킬 때 손 놓고 있었던 일을 후회하였다.

 그 당시 인공위성을 이용한 감시 기술은 초기단계였고

 고공 정찰기는 쉽게 발각되므로

중국의 핵실험을 파악하는 게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 때 미국 중앙정보부는 조급해하며 히말라야 최고봉 정상에

무인 핵전지 감시 장비를 설치하는 비밀 작전을 세웠는데,

이것이 바로 “모자 작전”이다.

 그러나 이 작전은 대단히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다.

 

해발 8,000미터나 되는 히말라야 정상에 5Kg의 플루토늄으로 만든

무인 감시 장치를 설치한다는 것은 핵폭탄을 터뜨리는 일과 같은 짓이다.

일부 사람들이 순수한 플루토늄 238은 안전하므로 플루토늄 238을 핵전지 연료로

사용하는 감시 장비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핵물질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지이다. 
 

플루토늄은 그렌 씨보그(Glenn Seaborg)가 이끄는 연구팀이 1941년도에 처음 알아냈다.

 

천연 우라늄 235를 핵분열 시키면 먼지 같은 소립자들이 만들어지는데,

그 먼지들을 농축하면 가루같은 것이 생긴다.

그것이 플루토늄 238이다.

 

그러니까 플루토늄 238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방사성 물질인 것이다.

 

플루토늄 238은 20개의 동위원소가 끊임없이 순열치환의 방식으로 원자들끼리

서로 충돌하면서 소멸되고 분열하고,

 다시 새로운 원자들이 생성되는 대단히 불안정한 구조의 물질이다.

 이론적으로는 플루토늄 238은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

그러나 플루토늄 238의 특성 때문에 현실에서는 대단히 위험한 물질이다.

 격발소립자를 이용하여 플루토늄 238의 동위원소들을 서로 충돌시키면

알파 입자(Alpha Particles)와 새로운 소립자들이 만들어지는데

 

이 때 새 소립자들이 알파 입자를 흡수하면서 중성자를 만든다.

바로 이 중성자 방사능이 사람에게 치명적이고 자연계를 교란시키고 오염시키는 것이다.

플루토늄 238에서 만들어지는 알파 입자는 무겁고 느릿느릿 움직인다.

또한 종이와 플라스틱과 같은 얇은 막을 통과할 수 없으며 헬륨 핵을 이용하여

핵분열을 조절할 수 있다.

그래서 플루토늄이 핵 전지 연료로 쓰인다.

 19세게부터 시백효과(The Seebeck effect)'로 알려진 바이메탈릭 순환(bimetiallic circuits)

회로에 뜨거운 열이 가해지면 전기가 생산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핵전지를 만든다.

그러나 이런 핵 전지는 틀림없이 인류에게 대재앙을 주기 때문에

만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초합금으로 된 밀폐 용기로 만들었다고 하여도

핵분열로 생성된 중성자 방사능을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플루토늄 핵 전지 연료는 플루토늄 238의 핵 분열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불소(fluorine), 베릴륨(beryllium), 붕소(boron), 알루미늄(aluminum)을 함께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순수 플루토늄 238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1960년대의 과학기술 수준은 소립자들의 핵분열 반응에 대한 이해가 미미했으며,

그 당시에도 치명적인 중성자 방사능에 대해서 과학계에서도 심각히 논의되고 있었는데도

미국은 그런 것을 무시하고 인공위성의 핵전지 연료에 사용되는 핵 장비를

극비리에 히말라야 정상에 설치하려고 했었다. 

 

플루토늄의 분실과 미국의 ‘오리발’ 

 

미국의 중앙정보국은 핵전지 감시 장치를 네팔에 있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해발 8,579m의 칸체중가(Kanchenjunga) 산 정상에 설치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계획을 바꾸어 인도에 있는 해발 7,816m의 난다 데비(Nanda Devi) 산 정상에

설치하기로 한다.


인도 정보국(Intelligence Bureau)도 중국의 핵 개발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려고

비밀작전에 적극 협조하였다. 

 

미국은 5명의 중앙정보국 요원과 핵전지 발생장치인 SNAP 19C와 180cm의 안테나 4개의

전파송수신 장비를 제공하였다.

인도는 1965년도에 인도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해군 대위

 맘모한 싱 꼬힐리(Manmohan Singh Kohli)를 파견했다.

그는 그 당시에 인도-티벳 국경경찰(Indo-Tibetan Border Police) 소속이었다.

  

꼬힐리는 이 비밀특공대의 대장이었는데,

그는 현장의 모든 상황을 인도정보국 소속의

항공연구센터(Aviation Research Centre)의 소장인 라메쉬아르 나트 코(Rameshwar Hath K

o)에게 보고했고

 (그는 이 작전 이후 인도의 해외비밀정보부인 분석연구소(the Research and Analysis Wing)을 만들었다)

 

 라메쉬와르 나드 코 소장은 인도정보국 국장인

볼라 나드 뮤릭크(Bhola Nath Mullik)에게 보고했다.

인도정보국 국장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책임자와 이 비밀작전을 함께 상의하며 진행시켰다.

비밀특공대는 가장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라타 카라까(Lata Kharak) 지역의 라타(Lata)

마을 사람들과 레이니(Reini) 마을 사람들 33명을 짐꾼으로 고용하였다.

그리고 시킴에서 전문 산악등반인인 셀파(Sherpa) 9명을 데리고 왔다.

 비밀작전 전에 인도 측 핵심 요원들을 특별기로 미국 중앙정보부와 함께 알래스카

엘멘도르프(Elmendorf) 공군기지에서 특수 산악등반 훈련을 40일 동안 받고 왔다.

그러다보니 등반 일정이 매우 촉박했다.

 

특공대는 라타 마을을 출발하여 산 정상까지 125Km를 행군해야 했다.

 

이들은 모두 7단계로 작전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작전은 1965년 9월 24일 시작되었다.

 통상 10월 말이면 산악도로가 폐쇄되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나도 여러 차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였지만,

해발 6,000m만 올라가도 갑작스런

기후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곤 했다.

인도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히말라야 산의 눈이 녹아 등산을 할 수 있는데

 가장 좋은 계절이 8월~9월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말에 비밀작전을 밀어붙였다는 것은 미국이 얼마나

중국의 핵개발에 초조해 했는지 알게 한다.

이처럼 비밀작전은 초반부터 무리한 일정으로 추진되었다.

 

 악천후와 눈보라로 특공대의 등정은 자꾸만 지체되었고 정상을 300m 앞에 두고

10월 16일에 결국 작전을 취소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하였다.


 특공대는 다음해 이른 봄에 다시 작전을 하기로 하고

가지고 갔던 핵전지 감시 장비들을 바위동굴에 두고 하산하였다.

 

그런데 다음해 봄에 가 보니 눈사태로 모든 장비들이 휩쓸려 사라져버렸다.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 된 핵폭탄이 6Kg의 플루토늄 핵폭탄이었는데

 5Kg의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핵전지를 잃어버렸음에도

 미국은 비밀작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은 1966년도에 또 다른 팀을 조직하여 난다 데비 산 보다 조금 낮은

난다 코트(Nanda Kot, 해발 6,858m)산 정상에 두번째 핵실험 감시 장비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이 장비도 몇 개월 못가서 눈사태로 망가져서 작동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행하게도 플루토늄 핵전지는 회수하였다.


 미국은 10여 차례 잃어버린 플루토늄을 찾으려고

난다 데비 산을 수색하였지만 못 찾았다.

1968년에 모자 비밀작전을 실패하였고 미국은 모든 사실을 숨기고 철수하였다.

 

미국은 엄청난 양의 플루토늄을 분실하고도 철저히 숨기고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과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모자작전에 관한 소문이 끊임없이 떠돌았다.

그러다가 10년 후인 1978년에 미국의 언론인이자 산악인이었던

하워드 콘(Howard Kohn)이 <Outside>라는 잡지에

“난다 데비의 범죄(The Nanda Devi Caper)”의 기사를 쓰면서 미국의 범죄가 폭로되었다.

 이런 보도에 인도인들은 매우 놀랐고

인도 정부는 핵과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보냈다.

 이 때 94쪽의 보고서가 인도 의회에 제출되었다.

그런데도 미국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미국의 완강한 부인에 진실은 오리무중이 되는 듯 했으나

모자작전의 현장 총책이었던

맘모한 싱 꼬힐리와 케네드 콘보이(Kenneth Conboy)가 공동으로

 《히말라야의 간첩들(Spies in the Himalayas)》을 출판하면서

 소문으로 떠돌던 이야기가 진실임이 밝혀졌다.


꼬힐리는 2003년에 인도 신문사인 “Tribune"와 인터뷰도 하였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산악인이자 언론인인 페테 타케다(Pete Takeda)가

심층 취재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눈(An Eye At Top of the World)》이라는 제목으로

 2006년에 뉴욕에서 책을 출판하였다.


이런 책들의 출판과 함께 비밀 작전에 참가하였던 미국인 의사의 양심고백이

2005년도에 있었는데도 (소아외과 전문의인 Schaller 박사는 자신이 직접 특수요원으로 모자작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앙정보부는 여전히 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이중성 

미국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개별 국가들의 핵물질 이용과 연구를 제약하고

억누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런 주장이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미국은 핵 과학기술을 독점하여 전 세계를 지배하려고

 개별 국가들의 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히말라야 지역의 핵 방사능 오염을 일으켜

 지구의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활동은 매우 중대한 범죄이다.

미국은 위험한 핵 물질을 취급 관리하면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의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은 위험한 플루토늄을 자기들 멋대로

함부로 악용하고 있다. 그들은 플루토늄을 잃어버려 놓고도

 그런 사실을 은폐하고 숨기고 있다.

미국의 이런 이중적인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오늘날 미국이 핵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과학기술수준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을 할 만한 명분과 도덕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제기를 한다.

자기들이 만든 플루토늄을 찾아내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국가들의 핵 물질을

통제할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서 미국은 분명한 답을 내 놓아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