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직필의 단상]
트럼프의 "포괄적 협상", 비건의 "핵동결론" vs. 북측의 "체제보장, 안전보장" - 합의 가능할까?
몇일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측 최고지도자를 만나
무려 53분간에 걸쳐 사실상의 3차 조미정상회담을 하였습니다.
그건 그야말로 역사적 사건으로서, 이제 조미가 무력으로 서로 으르렁 거리는
관계가 아님을 전세계에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지요.
따라서 이제 미국 및 트럼프가 갈 길은 결국 과거 닉슨이
모택동을 만나, 그 후 나중에 중미 국교정상화가 되었던 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현재 미국측이 셈법을 완전히 바꾼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가 말한 "포괄적 협상"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아마도 단지
핵문제만 다루지 않고, 양국의 국교정상화 및 평화체제 문제도
동시에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즉, 트럼프로서는 어떻게 하든, 다음번 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합의문"에 서명을 하여 성공적인 정상회담이 되도록
만들고 싶은가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폼페이오와 비건의 셈법이 약간 유연해지긴 했지만
그러나 하노이 때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비건이 흘렸다는 내용인 즉, 아래 3가지인데...
1. "핵동결" 2. 비핵화 "최종상태" 개념규정 3, 비핵화 로드맵
1.번 "핵동결" 개념에 단지 북측이 동결했다고 선언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정말로 동결되었는지 미국이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핵시설 및 대량살상무기들을
먼저 신고되어야 할 것임을 전제하고 있지요.
그런 안은....당연히 북측에 의해 일언지하에 거절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북측이 내줄 수 있는 최종안은 그저 영변핵시설 전부와 +a 정도일
것이니 말입니다.
2.번 "최종상태" 개념 규정에 대해 미국이 의도하는 것은, 북측의 모든 핵시설 및
기존 핵과 대륙간탄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들이 모두 폐기처분된 상태를
원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당연히 북측은 미국의 그런 의도에 동의할 턱이 없지요.
왜냐면 그건 북측이 일방적으로 리비아처럼 빤스 벗고 굴복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계속해서 그런 셈법으로 나오는 한 조미간 합의는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3번 "로드맵"이란....1,2번이 미국측 요구대로 실행되었을 때
그것들을 어떻게, 어떤 시간 순서대로 폐기해나갈 것인지
제출하라는 것인데....북측의 입장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또는 의도하는
1,2번 조차도 전혀 성립할 수 없으므로....3번은 처음부터 가능한 일이
아니지요.
왜 미국이 말하는 위 3가지 요구들이 북측에 의해 일언지하에
거절될 수 밖에 없을까요?
그 이유는....아래 설명하는 북측의 소위 "대북 체제보장, 또는 안전보장"
개념 때문입니다.
북측이 말하는 소위 "대북 체제보장, 안전보장"의 개념
북측이 말하는 소위 "대북 안전보장, 체제보장" 개념에 대해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소위 "전문가"라는 자들도 그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아는 자들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그야말로 속물적 해석으로,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약소국에 불과한 북한의 체제나 안전을 문서 등의 형태로 보장해주는
것으로 흔히 착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북측이 말하는 "안전보장, 체제보장"의 의미는
결코 그런 황당한 의미가 아닙니다.
미국과 대등한 핵무력을 이미 완성했다고 선언한 북측이
도대체 어느 나라로부터 체제보장, 안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지?
그건 논리적으로도 이미 명확한 것 아닌가요?
따라서 북측이 말하는 "안전보장" 문제란 결코 그런 속물적 해석이
아닙니다.
즉, 북측이 말하는 "대북 안전보장 또는 체제보장"이란
북한 및 한반도 전체가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자유로와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려면....미국이 어떤 "군사적 조치들"을 취해야 할까요?
미국의 핵미사일들이 제거되면 됩니다.
그것을 단계적으로 표현하면......
1. 주한미군 철수 2. 주일미군 철수 3. 괌미군 철수, 4. 하와이 미군철수
5. 미국본토 핵무기 완전 제거(=즉, 미국의 비핵화)
(사실 위 내용이 북측에서 말하는 소위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엉뚱하게 미국은 북측의 핵과 미사일만 뺏어
제거하려는 것은 "비핵화"라고 우겨대니...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전에 하노이 회담 결렬시 북측 리용호 외무상이 말한 바와 같이
"영변외" 핵시설도 내줄 용의가 있지만....그러나 그에는
미국의 상응한 군사적 조치들이 필요한데...거기까지 얘기하면
아직은 미국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므로....그에 대해
아직은 논의하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여러분들.....생각해 보십시요.
"영변외 핵시설" 하나씩 제거할 때마다, 미국은 위 1~5번의 군사적 조치들을
상응하게 취해야만 하는데....그것들 중 도대체 어느 것을 미국이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아마도....미국은 그것들 중 그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북측이 미국이 부담스러워할까봐 아직은 그 얘기를 안하고 있다는 겁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이 북측이 생각하는 미국이 북측에 대해
상응하는 "대북 안전보장" 조치들이지요.
그런데도 현재 비건이나 폼페이오는....북측만 일방적으로 핵 등을
폐기하는 것은 전제로 여러 "유연한 방식"을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그러니...조미간에 과연 합의가 가능하겠습니까?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는한....조미간 합의는 결코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트럼프는 아마 4차 조미간 정상회담을
반드시 개최하고, 나아가 반드시 합의에 서명하고 싶어할 겁니다.
따라서...위와 같은 상황에서.....조미간 합의가 가능한 방법은
아래 방식이 유일하지요.
미국이 만일 정확한 "핵목록" 신고를 요구하면...합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므로.....비건이 제시한 1,2,3번 모두
두루뭉수리하게 언급하면서...우선, 영변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대부분 해제로 북핵문제를 대충 마무리하는 것으로 해야 할 겁니다.
물론, 미국은 북핵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로만 해두고....그냥 차일피일 시간을 끌어가면 되는 것이지요.
미국측 입장으로서는 이제 영변핵시설 하나만 받고서는 움직이기에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미국내 여론 비난을 의식해서...)
그래서 북측에서는 선심쓰고 "영변외 핵시설" 하나 쯤 더 내줄 수도 있지요.
그런 시설들은 이제 북측으로서는 어차피 더 이상 쓸모도 없는 시설들이니 말입니다.
즉, 미국이 셈법을 바꾸어야만 비로소 조미간 합의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즉, 이제 미국은 더 이상 북측에 대해 경제적으로든, 무력적으로든
압박할 수가 없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랬다가는 정말로 큰 일이
나는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그냥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습니다.
왜냐면 시간이 지나면 지나 수록 북측의 계산상 핵무기고는
계속 증가되고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이제 미국은 적당히 눈치채고 빨리 셈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사실 트럼프는 이미 진즉에 눈치를 채고 있는 것 같은데....폼페이오와
비건은 자기들 마음대로 셈법을 바꿀 수 없으니...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트럼프가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미국내 여론 상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겠는지가 관건처럼 보입니다)
'국방.외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햇살35]판문점 3차 북미정상회담 주요 장면들 (0) | 2019.07.09 |
---|---|
판문점에서 주체는 전진, 객체는 후퇴 (0) | 2019.07.08 |
[단독] 이재명 北에 초청한 리종혁, 마닐라에서 다시 만날까 (0) | 2019.07.04 |
미 국무부 “한미 정상, 인도-태평양 협력 방안 모색” (0) | 2019.07.03 |
북핵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북미 새로운 관계’ 수립 시간이 빨라진다 (0) | 2019.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