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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학사관리 엄격화 후 시험 개편"..조국발 로스쿨·변호사시험 변화하나?
염유섭
2019.09.07. 15:0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의 개혁을 예고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스쿨의 현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사관리를 더욱 엄격한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로스쿨 제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당장 로스쿨·변호사업계는 향후 변화 폭을 긴장하고 있다.
◆조국 후보자, 참여정부 시절부터 로스쿨 제도 옹호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로스쿨 학사관리를 의학전문대학원 시스템과 비교했다.
그는 “의학전문대학원은 유급을 강하게 시키는데
로스쿨의 경우 학사관리가 느슨하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학사관리를 더욱 엄격한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수업과 관련해 이론 강의 외에 실무 강의를 포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변호사시험(변시) 역시 개혁을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장관이 된다면, 내가 로스쿨 교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현행 로스쿨 제도에 큰 관심을 가지고 향후 10년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하겠다”며
“변시 관리를 두고 두 부처 사이에 많은 이해관계가 있고 충돌이 있는 문제임을 잘 안다.
합격률 문제는 로스쿨 교육 학사관리의 엄정함과 결부될 때 잘 풀릴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시험법 10조에 따르면, 변시 합격자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한다.
그만큼 만약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임명될 경우, 로스쿨 제도의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조 후보자는 로스쿨 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참여정부 시절 국회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 제도 도입을 논의하자,
그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서 수차례 의견을 보내며 로스쿨 도입을 촉구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로스쿨 도입 반대는)
고수익 유지라는 기득권 수호의 시각에서 나온 밥그릇 챙기기의 저의”라며
“고시 열풍을 잠재우는 길은 로스쿨 도입을 통한 변호사 정원제의 철폐뿐.
로스쿨 도입반대론의 핵심은 1000명선의 사시합격자가 배출되는 숫자를
현재보다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기득권을 지켜보겠다는 발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도 로스쿨 제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한 언론에 실은 기고문 ‘로스쿨의 진화 위하여 뜻을 모아야’를 통해
“로스쿨은 정치투쟁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로스쿨의 내실화와 진화를 위한 방안을 만드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한 시민단체는 A 로스쿨 교수 14명과 재학했던 경찰공무원 8명을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죄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감사원은 경찰청에 대한 감사를 통해 A 로스쿨에 재학중인 경찰 공무원 8명이
50% 내외의 출석률로 학칙상 F의 낙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A 학점’을 받는 등
학사관리의 부정사항을 다수 적발해 교육부에 통보했다.
당시 시민단체 측은
“사회지도층이 자녀를 로스쿨에 손쉽게 입학시켜 법무관으로 근무토록 해
로스쿨의 병역을 우회적으로 회피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로스쿨의 학사관리 엄정화를 강조하며
“로스쿨 관할 부처를 교육부에서 법무부로 이관하라”고 촉구했다.
학사관리 자체가 변시 위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있다.
주광덕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로스쿨 폐강 교과목’에 따르면,
2011학년도 한 해 동안 1, 2, 3학년 전 학년에서 400과목이 폐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1학년이 7개 대학에서 총 15과목,
2학년이 23개 대학에서 총 164과목,
3학년이 23개 대학 총 221과목에서 폐강이 이뤄졌다.
변시 과목이 아니면 정규과목이 아니라도 폐강되는 일이 잦다.
2학년 과정에서 북한법 수업이 개설된 서울 소재 C 로스쿨은
최소 인원 3명을 넘기지 못 해 매번 강의가 취소된다.
해당 로스쿨 교수는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대비에만 급급해 북한법 같은 과목은 외면한다”고 말했다.
대형 로스쿨을 중심으로 절대평가 수업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당장 자교 학생 학점 밀어주기란 지적이 나온다.
전국 25개 로스쿨들은 엄격한 상대평가제를 실시하도록 합의했다.
각 과목 수강생의 7%는 A+, 8%는 A0, 10%는 A-, 15%는 B+, 20%는 B0,
15%는 B-, 9%는 C+, 7%는 C0, 5%는 C-, 4%는 D를 받는 상대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 로스쿨을 중심으로 절대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은 올해 1학기부터 1학년 민법 등 4개 전공필수 과목과
3학년 실무연습과목을 절대평가(통과 혹은 낙제·Satisfactory or Unsatisfactory)로 바꿨다.
또 기존 A∼F인 상대평가로 이뤄지던 3학년생들의 5개 실무연습과목
(헌법·행정·민사·상사·형사법 실무연습) 평가도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로스쿨 출신 서초동 변호사는
“대형 로스쿨들이 학생들에게 학점에 집중하지 말고,
변호시시험에 집중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로스쿨 측은 학사관리 엄정화를 위해선 변호사시험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변시 제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학사관리 엄정화부터 주장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실제 2012년 1회 시험 때 87.2%에 달했던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매년 내려가
지난해 49.4%로 떨어졌고,
8회째를 맞은 올해 50.78%(응시자 3330명·합격자 1691명)를 기록했다.
‘변시낭인’ ‘오탈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에 지난해 학교별 합격률이 공개되면서
로스쿨 측과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사 과정을 밟기보단 변시 합격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국 25개 로스쿨이 모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학생들이 시험 합격에만 치중해 로스쿨 내 다양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호사시험을 4일 동안 보고 과목도 지나치게 많다”며
“학생들이 변시를 준비하느라 변시 과목이 아닌 수업을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도 “ (학생들이) 전부 변시 공부를 하려고 난리”라며
“일본의 경우 변호사시험에서 객관식 시험을 반 이상을 줄이고, 소송법에도 객관식이 없다.
변시 제도를 바꾸면 자연스럽게 (학사관리 엄정화 등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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