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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생활의 지혜

좁은 길 중앙선 살짝 넘었다가…억울한 사기 당해


40살 최 모 씨는 여느 때처럼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망원동 주택가의 한적한 도로를 따라 집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최 씨가 가고 있던 길은 왕복 2차선.
 
이 좁은 길에 동네 주민과 상인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어
 최 씨는 어쩔 수 없이 중앙선으로 넘어가며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뒤 반대편에서 승용차 한 대가 다가오더니 거칠게 긁히는 소리가 나며 차가 흔들렸습니다.

 

순간 최 씨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에서 30대 남성들 가운데 한 명이 차에서 내려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고,
 다른 한 명은 운전석에 앉아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항의하는 남성을 진정시키고,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최 씨.
 
자신도 크게 놀랐지만, 그래도 사람 안 다친 게 어디냐며,
보험이 이럴 때 필요하구나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570만 원의 보험금이 합의금 조로 사고를 당한 차량 운전자에게 지급됐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뒤,
최 씨는 자신이 차량사고를 낸 것이 아니고 당한 것을 알았습니다.

 

정확히는 차량 '사고'가 아닌, 차량 '사기'를 당한 것입니다.
 
경찰은 이런 식으로 차량사고를 고의로 내 보험회사로 부터
보험금을 상습적으로 타낸 혐의로 33살 한 모 씨 등 11명을 붙잡았습니다.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한 씨 등은 심야시간,
 특히 주택가 이면의 좁은 도로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사로부터 합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마포구 망원동과 합정동 일대의 왕복 2차선 도로가 이들의 활동 무대였습니다.

 

도로 가장자리 불법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행차량들이 중앙선을 넘어 주행할 수밖에 없는 점을 노린 겁니다.

 

그리고 한 씨 일당은 고의로 사고를 낸 뒤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중과실 사고'라며
 피해 운전자를 압박해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하게 한 뒤 병원에 입원, 많은 보험금을 타 낸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한씨 일당은 지난 7월부터 두달 동안
 ' 6개 자동차 보험사로 부터 모두 11차례에 걸쳐 6500만 원의 돈을 뜯어낼 수 있었습니다.

 

최씨 처럼 억울하게 '차량사고 사기'를 당한 동네주민이 10명 더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상대방 운전자가 '사고'를 낸 것 처럼 뒤집어 씌워 돈을 받아내는 '사기'는
심심치 않게 벌어져 오고 있는데 보험수가를 인상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한씨 등 3명은 경찰에 구속됐고, 나머지 8명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유덕기 기자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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