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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좋은글

도연명陶淵明의 걸식乞食

 

 

도연명陶淵明의 걸식乞食

 

 

 도연명이 만년에 지은 시로, '걸식'이라는 제목처럼 실제로 밥을 구걸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곤궁했던 그의 생활을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의 네 구절은 시 속의 시로서 자신을 잘 대접해준 주인의 고마움을

'빨래터 아낙의 은혜漂母惠'에 비유하였는데,

이는 한신韓信이 불우한 젊은 시절에 빨래터 아낙으로부터 밥을 얻어먹은 고사故事를 인용한 것이다.

 

  한신은 유방을 도와 한나라의 개국 공신이 된 뒤에 그 아낙을 찾아가 천금千金을 주어 은혜를 갚았다.

 

 도연명은 자신이 한신과 같은 재능이 없어서 그처럼 은혜를 갚을 길이 없지만,

 죽어서 저승에 가서라도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飢來驅我去기래구아거; 굶주림이 나를 몰아내지만

 不知竟何之부지경하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구나.

 行行至斯里행행지사리; 가다 가다 이 마을에 이르러

 叩門拙言辭고문졸언사; 문을 두드렸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네.

 主人解余意주인해여의; 주인이 내 마음을 헤아려

 遺贈豈虛來유증기허래; 음식을 내주니 헛걸음은 아니로구나.

 談諧終日夕담해종일석;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날이 저물어

 觴至輒傾杯상지첩경배; 술상까지 받고 술잔을 기울이게 되었네.

 情欣新知勸정흔신지근; 새로 친구를 얻은 듯 마음이 기꺼워

 言詠遂賦詩언영수부시; 마침내 읊조려 시를 지었네.

 感子漂母惠감자표모혜; 빨래터 아낙의 은혜 고맙지만

 愧我非韓才괴아비한재; 한신의 재능 없음이 부끄러워라.

 銜戢知何謝함즙지하사; 고마움 갚을 길 모르니 마음에 새기고

 冥報以相貽명보이상이; 저승에서라도 그대에게 보답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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