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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화글

생(生)이란 ...오세영

 

 

 

 

 


 

 

 

 

 

 

 

 

생(生)이란 ...오세영



타박타박 들길을 간다
자갈밭 틈새 호올로 타오르는
들꽃 같은 것

절뚝절뚝 사막을 걷는다
모래바람 흐린 허공에
살폿 내비치는 별빛 같은 것

헤적헤적 강을 건넌다
안개. 물안개. 갈대가 서걱인다
대안(對岸)에 버려야 할 뗏목 같은 것

쉬엄쉬엄 고개를 오른다
영(嶺) 너머 어두워지는 겨울 하늘
스러지는 노을 같은 것

불꽃이라고 한다
이슬이라고 한다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라 한다

 

 

 

 

 

 

 

 


 

 

 

 

 

 

 

 

 

 

 

Capriccio(쇼팽의 사랑처럼) / Yuriko Nakam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