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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좋은글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epilogue -

   .......1

  몽유에 잠든 날,

 

 

  길이 아닌 길, 끝없이 길이 아닌 길.

  문 안을 빠져나와 밖을 나서면 또 하나의 문.

  몸 안의 문. 문 밖의 문.

  오, 마음의 깊이로부터 어두운 사슬을 끌며 오는 분노여,

 

  영혼을 밝혀 바다에 이르는 길에

  나무들 그림자가 서늘할 때 침강되는 내 어두운 바다여.

  시간은 잎사귀가 흔들릴 때마다

  검게 흔들리고 간간이 튀어 오르는 불꽃들 사이로

  알을 까는 소리가 들렸다.

  .....2
   아득하구나, 바람에 에이는 꺽인 오금은

   존재의 후미에서 낮은 종소리로 울린다.

 

   먼 길로 오는 땅을 일구는 줄기찬 물굽이는 어디에 있는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이 엄연한 것들이

   모두 살아 한낮에 가둘 때 씌어지지 않은 문장과

   그 말 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괴로워하는 정적,

 

   그리고 비가 내리는 날.

   장마는 거칠고도 반짝이는 시간 속에

   아무도 막지 못하는 그을린 영혼을 세워놓고

   빵을 먹으라 재촉한다.

 

   쓸쓸한 적막이 우수를 묻고 휘감아 낮은 산으로 엎드린 광야여!

   ..3
 ..삶에 대한 사랑이 삶 위로 하나씩 손을 얹을 때에 발목에 차이는 적막함,

   섬약한 기도.

   무릎을 꿇은 사람들,

   아름다운 벽화.

   밑도 끝도 없이 꿈들이 근원으로 흘러갈 때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자식을 위하여 가슴을 제 부리로 찢어 새끼에게 먹여준다는 새,

     펠리컨.

  .....4
 .. 정신에 깃든 힘. 고뇌 끝에 반짝이는 짙푸른 풀싹들.

    보이지 않게 만발한 그 어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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