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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혼자 벌어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들다



혼자 벌어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들다

올 3분기 1인 가구 소득 감소율 '사상 최악'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혼자 벌어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들다.'

'나 홀로 가구'(1인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핵가족화 확산에 따라 독거노인이 늘고,
또 경제난 속에 나이가 들어도 결혼하지 않는 30대 미혼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소득마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2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올해 3ㆍ4분기 명목소득은 1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줄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3ㆍ4분기 전체 가구의 명목소득 감소율(-2.2%)은 물론,
같은 기간 2인(-1.2%),
 3인(-3.4%),
 4인(-1.1%),
5인 이상(1.6%) 가구의 소득 증감률과 비교할 때도 가장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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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항목별로는 연금 등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공적 이전소득은 23.1% 늘었지만,
부모나 자녀들로부터 받는 용돈이나 친지 간에 주고받는 돈을 의미하는 사적 이전소득은 34.2% 감소했다.
 상속ㆍ상여금 등 임시로 이뤄지는 비경상소득도 40.2%나 감소했고,
재산소득 또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4.0% 줄었다. 

이 같은 소득 감소에 따라 1인 가구의 3ㆍ4분기 가계지출도 전년 동기대비 4.9% 감소하며
역시 관련 통계 작성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를 긴축적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지출이 4.9% 줄어든 가운데,
과일 및 과일가공품(-28.2%), 주택유지 및 수선비(-36.3%), 가구 및 조명(-31.7%) 등이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과일도 안 사먹고, 집도 안 고치며,
가구도 새로 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건지출은 노년층의 의료비 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24.3%나 증가했다.

6.7% 감소한 비소비지출의 경우 연금ㆍ사회보장 등 노후대비용 지출은 줄었으나,
 대출 등에 따른 이자비용(9.3%)은 늘어나 1인 가구의 가계 부담을 키웠다.

그 결과 지난해 23.3%였던 1인 가구의 3.4분기 흑자율은 올해는 17.6%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위기 이후 1인 가구의 소득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지출은 감소한 소득만큼 줄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은 지난 2000년 226만가구로 전체의 15.6%를 차지했던 1인 가구의 비중이
올해 20.2%(341만가구)로 늘고,
오는 2015년엔 20.7%, 2030년엔 23.7%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인구센서스' 기준으로
 5년 전인 2000년보다 60년대 이상 노년층이 27만가구,
 30대가 21만가구 증가해
 전체 1인 가구 증가율의 61.2%를 차지한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독거노인과 결혼을 미루는 30대 미혼층의 증가는
 이들의 소득 감소와 더불어
 자칫 사회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키는 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