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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태우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도 특혜 의혹"


김태우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도 특혜 의혹"

'김ㅇㅇ 공단이사장'도 거론, 여권으로 파문 확산 조짐


청와대 특감반원이어었던 김태우 수사관은 18일 <중앙일보>에 보낸 A4지 5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청와대가 저를 감찰하는 이유는
제가 이 정부의 실세 출신 공직자들에 대한 첩보를 많이 생산했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에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이○○ 공사 사장,
 김○○ 공단 이사장 등
친여 성향의 감찰 대상자에 대한 저의 첩보를 묵살하고 보복으로 내쫓은 것”이라며 첩보 대상자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중앙>은 김 수사관 주장을 보도하면서 감찰 대상자의 실명을 가렸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 가운데 '이○○ 공사 사장'의 실명을 공개하며
 김 수사관이 제기한 특혜 의혹을 상세히 전했다.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이강래(65)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특정 카페 매장의 커피 추출 기계와 원두 등에 대한 공급권을
 같은 당 재선 출신인 우제창(55)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고 김 수사관은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 10월 중순 '고속도로 휴게소에 새로 생긴 카페에
 특정 업체 커피 기계가 대량 납품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방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수도권의 한 휴게소를 방문 조사한 뒤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여의도 여당 실세가 이강래 사장에게
특정 업체(우제창 전 의원) 커피 추출기를 구매하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 사장이 부탁을 들어줬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 사장이 이를 들어주는 건 특혜 논란에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6월부터 청년 일자리 지원을 내세운 커피 브랜드인 'ex-cafe'를
전국 8개 휴게소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 카페를 전국 휴게소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선일보>가 지난 16~18일 3일간 죽전·기흥·화성휴게소 등 전국 ex-cafe 8곳을 찾아가 조사한 결과,
그중 7곳이 김 수사관 감찰보고서에 나온 대로 우제창 전 의원 회사 '테쿰'의 커피 기계·원두 등을 쓰고 있었다.
 계약 조건도 테쿰에 상당히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래 사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임명 제청을 거쳐 작년 11월 임명됐다.
 이 사장이 2009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할 때 우 전 의원은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두 사람이 올 6월 하남휴게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됐다.

김태우 수사관은 "이런 의혹을 담은 '감찰 보고서'를 지난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이 보고서를 제대로 검증·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가 우윤근 주러 대사 '금품 수수'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처럼
 친여 고위 인사에 대한 의혹 보고서가 올라오자 또 뭉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보고서를 제출한 시점은 부적절 행위로 직무가 배제되기 불과 며칠 전이었다"며
 "보고서 작성자가 감찰반에서 배제된 상황이라
 이인걸 특감반장은 물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장의 비리가 있다면 그 자체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조선>과의 통화에서 "공정한 기준을 통해 업체가 선정됐고,
 우 전 의원을 만난 건 그다음"이라며 "특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본지는 우 전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조선>은 덧붙였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