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미회담 및 남북관계가 답보상태에 놓인 현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다소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보면 정상회담의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다. ‘동맹’이란 허울 좋은 이름으로 미국에 꽉 붙들린 한국 정부의 신세만 재확인할 뿐이다. 김현종 “한미 정상회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4월 1일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여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김현종은 현지 시간 4월 3일, 미국과의 논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종 목적지, 즉 ‘엔드 스테이트’나 로드맵에 대해서는 우리(한미 당국)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한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이다.
정부는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 재개”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그렇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김현종 차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 미국과의 어떻게 논의했을까?
김현종 차장은 기자회견에서 “금강산이나 개성에 대해 전혀 논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뜻밖의 발언이다. 김현종은 한국의 최대 관심사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 미국과 대체 무슨 논의를 했단 말인가? 김현종은 미국과 무슨 논의를 했길래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을까? 남북관계 틀어막는 미국, 한국에 고맙다고? 그 해답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현종 미국 방문 후인 4월 5일 CBS와 한 인터뷰에서 드러난다. 폼페이오는 인터뷰에서 “궁극적 목표(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경제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폼페이오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우리(한미 당국)는 이들 제재를 이행하는데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들(한국 정부)이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종은 미국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제재를 완화하라고 요구할 대신 대북 제재 이행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방안을 협의해 온 것이다. 마치 한국 대표가 아니라 미국 대리인 같이 미국의 요구를 철저히 수용한 것이다. 이어 폼페이오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당국에 고맙다며 “그들(한국)은 북한의 이웃이며 많은 한국 사람들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다”, “나는 그 정서를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한 파트너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은 한국의 이웃이자 가족인데도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줘서 ‘고맙’단다. 폼페이오의 발언은 김현종이 미국 관리마저 혀를 내두르고 고마워할 정도로 민족과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를 했음을 반증한다. 그러는 사이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단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 가중으로 우리는 도산 대기자에 불과한 상황에 몰려있다”, “그만큼 우리의 상황이 절박”하다며 “트럼프”에게 청원서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은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지만 미국은 우리 국민의 호소를 완전히 뭉개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김현종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을 좀먹는 검은 머리 미국인 애초에 김현종은 대표적인 친미파이다.
언론에서도 미디어오늘 2월 28일 <‘검은머리 미국인’ 논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서울신문 2017년 7월 31일 <위키리크스 “김현종, 미국 이익 위해 ‘죽도록 싸운’ 인물”이라는데> 등 김현종의 친미성향을 보도한 바 있다. ‘ 검은 머리 미국인’이란 외양은 한국인이지만 그 속은 미국인이라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김현종의 친미 행각은 위키리크스가 2011년 9월 2일 공개한 25만1287건의 외교문서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위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폭로 문서에 “김현종 본부장은 7월 24일 오후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 발표에 대해선, 미국 정부에 미리 알리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미국이 의미 있는 코멘트를 할 시간을 주며 FTA 의약품 작업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이 관철되도록 ‘죽도록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말했다. ”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김현종은 한국 정부에서 일하면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우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스파이’ 혹은 ‘간첩’이라고 한다. 이런 김현종이 이번에 미국과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으니 그 결과는 뻔하다.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및 금강산 재개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으리라는 기대도 물거품 꺼지듯 사라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종을 2017년 7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2019년 2월 28일에는 국가안보실 제2차장으로 임명하였다는 것이다. 김 현종이 간첩이라면, 간첩임을 알고서도 등용하는 정부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대한민국을 파국으로 이끄는 검은 머리 미국인 미국은 남북관계 파탄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협의를 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심지어 친미 간첩을 협상 대표로 내보낸다면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은 실낱같은 가능성도 없다. 이대로 문재인 정부가 친미정책을 버리지 못한다면 결국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3월 1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말을 인용하며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선희 부상은 문재인 정부가 북미 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도록 역할을 할 것을 염두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친미적인 태도는 북미관계의 파탄을 촉진하고 있다. 북미대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인 요구를 강요하지 말고 선의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맹목적으로 동조하다보니 미국은 일말의 희망을 걸고 대북 제재를 오히려 강화하려 들고 있다. 정부가 북미 대화의 촉진자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과 공정한 협상을 하도록 끌어들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가 미국에 끌려 다니면 북미 대화를 ‘중재’할 수는 없음은 물론 ‘북미 대결’을 부추기게 된다. 나아가 한국도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걸 피할 수 없다. 이렇듯 청와대에 있는 검은 머리 미국인은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이고 북미 관계 발전을 오히려 가로 막는다. 한반도에 큰 변화를 가져온 2018년에 이어 2019년, 평화와 번영, 통일의 해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