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 지난 17일, 노동자연대에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라는 제하의 글이 실렸다. 글에서 “(한반도 정세에) 지금의 교착 상태를 낳은 주된 책임은 트럼프 정부한테 물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선先 핵 포기’를 강요하며, 이전의 미국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협상장에서 북한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요구를 들이밀었다”고 밝혔다. 이어 글에서 “트럼프 같은 호전적 제국주의자가 한반도 평화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화려한 말들이 나올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이 쌓이고 있음을 가리기는 힘들 것이다. 그 긴장의 가장 큰 책임자인 트럼프의 방한을 우리가 결코 환영할 수 없는 까닭”이라고 강조했다. 아래에 노동자연대에 실린 글 전문을 소개한다. ----------------------아래-------------------------------------------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6월 하순에 한국에 온다. 6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맞춰 온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기류가 1년 만에 바뀌기 시작하는 가운데 그가 방한하는 것이다. 진보·좌파는 그의 방한을 반대해야 한다. 트럼프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노동자·서민의 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경장벽 앞에서 좌절하고 목숨을 위협당하는 중남미 이민자들에게 트럼프는 지옥에서 온 악마 그 자체다. 2017년 트럼프의 집권 자체가 세계 곳곳의 우익 포퓰리스트와 나치를 고무시켰다. 처음에 사람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을 꺼리는 고립주의자라고 오해했다. 그러나 그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폭격 횟수와 강도를 늘려 왔고, 미군 공중 폭격으로 숨진 민간인 희생자 숫자는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늘었다.
‘테러와의 전쟁’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한 연구자(브라운대 왓슨국제공공문제연구소)는 올해 1월에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인들 대다수의 믿음과 달리, 테러와의 전쟁은 [트럼프 집권 2년 동안]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지금 그는 베네수엘라 진보 정권을 집요하게 위협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자본가와 우파와 손잡고 정권 전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우파 쿠데타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다.(다행히 쿠데타는 실패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란을 압박하며 중동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을 계속 위협하다가 머지않은 미래에 진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돌파구? 그러나 트럼프의 방한을 두고 국내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린다. 북·미/남·북 대화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는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에, 국내 진보 일각에서는 그의 방한을 환영한다. 반대로 트럼프 정부가 2월 북·미 정상회담을 망쳤고 그 전후로 대북 압박을 강화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의 방한을 우려하는 사람도 적잖을 것이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북한 화물선을 압류하는 등 대북 제재의 고삐를 전혀 늦추지 않고 있다. 지금의 교착 상태를 낳은 주된 책임은 트럼프 정부한테 물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선先 핵 포기’를 강요하며, 이전의 미국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협상장에서 북한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요구를 들이밀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트럼프는 북한과의 대화 의지가 있는 반면에 그의 측근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과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문제라고 본다. 즉, 볼턴과 폼페이오가 트럼프와 달리 너무 강경한 대북 정책을 고수해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턴과 폼페이오를 임명하고 그들에게 권능을 부여한 자가 바로 트럼프다. 집권 후 지금까지 자신의 의견에 반항하는 장관들을 숱하게 쫓아낸 트럼프가 어째서 이 두 사람만은 계속 놔두는 것일까? 트럼프 같은 호전적 제국주의자가 한반도 평화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는 미국 제국주의의 이익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또다시 방향을 바꿔서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를 쏟아낼 수 있는 자다.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화려한 말들이 나올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이 쌓이고 있음을 가리기는 힘들 것이다. 그 긴장의 가장 큰 책임자인 트럼프의 방한을 우리가 결코 환영할 수 없는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