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90522160445886
북핵 '9월 마지노선'..비건 "시간이 없다"
전수진 입력 2019.05.22. 16:04
한ㆍ미 북핵 담당자들이 부쩍 “시간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최근 비공개석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복수의 소식통들이 21일 밝힌 내용이다.
비건 대표와 만난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북핵은 뒷전으로 밀리고 시간에 쫓기는 심정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기류에서도 초조함이 읽힌다.
외교안보부처 핵심 당국자는 최근 본지에 “9월이 북핵 해결의 데드라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해결이 되려면 북한이 늦어도 여름까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며
“곧 6월인데,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포드 자동차 부회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국무부로 컴백한 비건 대표는 특히 시간에 쫓기는 분위기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신으로 북핵 해결사로 영입된 비건 대표로서는
올해 안에 무언가 성과를 못 낸다면 내년 대선 기간에도 큰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ㆍCNN 등 미국 매체들은 미건 대표가 지난 2월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의 접촉이 끊어진 데 대해 사석에서 좌절감을 토로했다고 보도했었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회담 결렬 뒤 일선에서 사라진 자신의 카운터파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를 대신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최선희 제1부상은 하노이 결렬 이후 다시 주목을 받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선희 제1부상은 석 달 가까이 비건 대표에게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비건 대표의 상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주장만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되풀이해왔다. 비건 대표로서는 힘이 빠지는 대목이다.
비건 대표의 지난 8~11일 방한 기간 중인 9일,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하기도 했다.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린 직후였다.
비건 대표는 당시 약식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린 것일 뿐,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닫았다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때는 비건 대표가 핵시설ㆍ핵물질ㆍ핵무기 순의 단계적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북한의 무반응에 좌절했다고 한미외교포럼 의원단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이날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미국은 핵무기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일시에 없애는 게 아니라
핵시설→핵물질 순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종착점에서 핵무기를 다 없애자는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과 유엔 5개 제재 해제 얘기만 하니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
이수혁 의원은 비건 대표의 좌절감에 대해
“비건 대표가 평양도 다녀오고 실무협상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로드맵을 준비하고 모든 단계를 일일이 설명했는데
북한이 영변과 5개 제재 해제 요구만 반복하니 결과는 좌절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수혁 의원은 다만 “비건 대표가 좌절감을 느꼈더라도 북한과 협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저런 방법으로 협상을 재개하자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9월 마지노선’을 놓고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2일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방문 중인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강 장관은 현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례 각료이사회 등
일정과 23일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소화한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를 계기로 북핵 관련 프랑스 등
유럽의 카운터파트들과 공감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여름까지 대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건 북핵 외교 당사국 모두의 생각이다.
북한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전수진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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