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숨진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 A(40) 씨가 남긴 유서 맨 마지막 장의 글.
ⓒ공공운수누조 부산경남경마공원 지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의 소속 기수가
숙소에서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마사회 측의 부정경마 의혹,
부당한 조교사(마방 책임자) 채용에 대해 반발하는 내용이다.
29일 오전 5시 40분 A(40) 씨가 기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가 A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 씨의 숙소에는 자녀들의 그림카드와 A4 크기의 유서가 발견됐다.
“모든 조교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에 놀아나야 했다...
부당한 지시가 싫어서 마음대로 타버리면 다음에 말도 안 태워주고
어떤 말을 타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 걸고 타야 했다”
유서는 부정경마 논란 등 마사회를 원망하는 글이 담겼다.
A 씨는 부정경마에 휘둘리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를 거부하면 말을 탈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부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도 문제 삼았다.
그는 “자신이 쓴 게 맞다.
행복하고 싶었다”는 글귀도 남겼다.
A 씨는 조교사가 되기 위해 면허를 취득했지만,
불공정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도 조교사 면허를 받았지만,
높은 분들과 친분에 따라 마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하루빨리 조교사를 해야겠단 생각으로 죽기 살기 준비해서 조교사 면허를 받았다....
그럼 뭐하나. 마방을 못 받으면 다 헛일인데.
면허 딴 지 7년이 된 사람도 안 주는 마방을 갓 면허 딴 사람에게 먼저 주는 이런 더러운 경우만
생기는데. 그저 높으신 양반들과 친분이 없으면 안 되니..”
노조는 경마장의 비리가 기수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고 보고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유가족에게 위임을 받고 장례절차와 투쟁 등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사례는 이번만 7번째다.
양정찬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 지부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마사회 상황이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탄식했다.
그는 “조교사의 갑질, 부당비리 등
지난 2017년 마필관리사가 숨진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
결국 이런 논란이 극단적 선택을 불렀다”고 말했다.
※ 정신적 고통이나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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