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 경의선→동해선 현대화 구간 공동조사
남북 ‘도로협력 분과회담 공동보도문’ 발표

28일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열린 ‘도로협력 분과회담’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양쪽 수석대표(단장)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오른쪽)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왼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8일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열린 ‘도로협력 분과회담’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양쪽 수석대표(단장)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오른쪽)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왼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과 북은 28일 ‘도로협력 분과회담’을 열어 휴전선 북쪽 개성~평양 경의선 도로와
 고성~원산 동해선 도로를 우선 ‘현대화’(개보수)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남과 북은 개보수 작업에 앞서
‘남북 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먼저 꾸려 8월초부터
 현지 공동조사를 경의선부터 시작해 이어 동해선에서도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도로협력 분과회담’을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이 발표한 전문과 5개조항으로 이뤄진 공동보도문의 핵심 내용은
 “도로 현대화 구간은 동해선은 고성에서 원산까지,
경의선은 개성에서 평양까지로 정하며,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내용이다.

 개성~평양 도로 현대화(개보수)는 2007년 10·4 정상선언에 명시됐으나
 정세 악화로 실행되지 못한 합의의 재확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동해선의 금강산 고성에서 원산까지 도로 현대화 합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10·4 정상선언은 ”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 추진해 가기로 했다”고 천명한 바 있다.
남북은 10·4 정상선언 채택 직후인 2008년 2월5일 ’남북도로협력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어
,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관련 공동현지조사 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남북 도로 연결 사업을 협의했으나, 이후 10년간 관련 회담을 하지 못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동해선·경의선 도로 현대화’를
 △“국제 기준에 준하여 지역적 특성에 맞게“
△“설계와 시공은 공동으로 진행”하며
 △”착공식은 필요한 준비가 이루어지는 데 따라 조속한 시일 안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동보도문에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경의선 개성~평양 구간은 고속도로로 현대화하기로 했고,
 동해선 고성~원산 구간을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는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도로 현대화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와 관련한 실천적 문제들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계속 협의 해결해 나가며 필요에 따라 쌍방 실무접촉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이 이날 회담에서 휴전선 북쪽 도로 구간 현대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도
개보수 공사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공동조사를 먼저 하기로 한 것은,
 앞서 26일 열린 ‘철도협력 분과회담’에서 공동연구조사단 구성과
 북쪽 구간 공동조사 계획(7월24일부터 경의선에서 시작해 동해선으로)에 합의한 선례와 유사하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에 당장 구체적 사업 실행에 나서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속도 조절’로 풀이된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