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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화글

백년도 못살면서

 

 

  백년도 못살면서

 

 

 

百年便作萬年計 백년도 못 살면서 만년 살 계획 세우고

今日還爲明日憂 오늘을 살면서 또다시 내일 살 걱정하지.

役役一生終底用 아등바등 사는 인생 끝내 뭣이 남으려나

北邙丘壟盡公侯 북망산 무덤 모두 높은 분들 것이련만.

 

-신흠(申欽)

 

 

사람들은 백 년도 못 살면서 만 년이나 살 것처럼 욕심 부리고,

내일에 대한 고민으로 오늘을 소모하고 있다.

과욕과 양적 성취에 길들어져 바둥대는 사람들에게

자족과 절제의 미덕을 가르치고 있는 시이다.

 

  

산촌에 눈이 오니 - 신흠

 

 

 

산촌(山村)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쳤세라

시비(柴扉)를 여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밤중만 일편명월(一片明月)이 긔 벗인가 하노라

-신흠(申欽)

 

 

 

<현대어 풀이>


산골 마을에 눈이 내리더니 돌깔린 좁은 길이 다 눈에 묻혀 버렸구나!

구태여 사립문을 열어 놓을 것도 없다. 길이 막혔으니,

나를 찾아 올 손이 누가 있을까보냐.

다만 밤중마다 찾아드는 한 조각 밝은 달, 그것만이 바로 내 벗인 듯 싶구나!

 

 

<감상과 이해>

이 시조는 작가가 영창대군과 김제남 등을 제거한 계축화옥(癸丑禍獄)에 연루되어

고향인 김포에 물러가 있다가 춘천에 유배되어 있을 때의 고독한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외로운 산길마저 눈 속에 파묻혀 버린 산마을.

찾아올 사람이 아무도 없어 사립문마저 닫아 버린 산방.

겨울의 밤하늘은 유난히도 푸르고 찬데,

거기에 외로이 떠 있는 둥근 달이야말로 고요의 극치요,

한 폭의 동양화 바로 그것이다.

 

 

신흠(申欽 1566-1628)

 

인조대의 한학자로서, 자는 경숙, 호는 상촌(象村)

선조 18년에 진사, 이듬해 문과에 급제하고 병조좌랑 등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광해군 때에 영창대군사건으로 말미암아 벼슬길에서 밀려나 낙향생활을 하다가,

인조반정이 이루어지매 다시금 등용이 되어

이조판서·대제학을 거쳐 영의정에 올랐다.

 

그는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여 천문·역법·수리·의복(醫卜)에도 통달하였다.

월사(月沙) 이정구·계곡(谿谷) 장유·택당(澤堂) 이식 등과 더불어 당시의 한학4대가로 꼽히었다.

문집으로 "상촌집"이 있다

 

 

 

냇가에 해오랍아 므스 일 서 있난다

무심한 저 고기를 여어 므슴 하려난다

아마도 한 물에 있거니 잊으신들 어떠리

-신흠(申欽)

 

 

무심한 고기를 노리며 냇가에 서 있는 해오라비에게 한 물에 있으니

엿보아 무엇 하겠냐며 다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당파 간의 싸움은 기운 빠지는 신경전일 뿐 허무한 것이며,

결국 같은 정국에 있으니 공존 공생함이 마땅하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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