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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기술

부끄럽지만 글올려 봅니다...

 

올해 39살 남자 입니다. 

사실 여기 글을 쓰게 될 거라고는 저 스스로도 생각 못했지만 진짜 진심어린 조언을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지금 전 자그만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뭐 공장 노가다 비슷한 일이 주 업무고 외부 업체 사람 상대하는 일이

부 업무인 그런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사실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 꽤 오래 공백이 있었습니다. 한 4년 정도.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았던 탓에...

그리고 원래 이런 일을 하지도 않았구요. 

 

지금 이 일도 전에 같이 일하던 분 소개로 하게  된 겁니다. 


원래 경력 공백을 메우려 전기산업기사 취득해서 그걸로 뭔가를 해보려 했었는데 잘 안됐습니다. 

그러다 급해서 일단 돈이라도 벌어야 할 상황이라 일을 시작햇는데......

참 그렇네요. 


외부 업체 상대하는거야 뭐 전에도 늘 해보던 것들이니 크게 어려울게 없었는데 

문제는 사람 그리고 더 큰 것은 이 일에 비전을 느낄 수가 없어서 입니다. 

 

뭐 저 여기 소개해 준 분도 제가 당시 매우 급해 보여서 소개해 준거라고 

좋은 곳 소개해 준 것도 아니니까 잘못되도 괜찮으니 제 생각대로 움직여라 하실 정도니까요. 


뭐 거두절미하고 여기서 오래 일하시 분들도 이쪽 일은 대우 못 받고 일은 힘든 그런 일이다.

열에 아홉은... 라고 하시니 뭐. 

제가 봐고 그렇고....

 

그래서 요즘 고민이 좀 많습니다. 

뭐 모두 힘든 상황인 요즘이지만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정말 괴롭네요. 


제 친구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직장 경력 빵구난거 메우니 뭐니 하면서

다시 직장 생활 할 생각말고 

판을 갈아 엎는게 낫지 않겟냐 라고 하더군요.

 

쭉 일을 해온게 아니니깐 지금 상황에선 너무 불리하다고.

기왕 할 거 유통쪽 혹은 정 공장 일 할 생각이면 사출 같은 걸 한 번 해보라고 권하더군요. 

 

그 친구가 사출쪽 회사에서 개발 일을 했던 친구라서요.

배운 다음에 혼자서 독립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먹고 살기엔 그럭저럭 괜찮다고.  


유통 쪽 일도 일반 소매 유통 말고 특정 아이템만 취급하는 유통쪽으로 한 번 알아보라고

고기나 뭐 그런거로.도매상에서 한 몇년 굴르다 보면 돈이 움직이는 길이 보일거라고.

 

그거 보이면 독립하는게 지금 직장 생활 계속해서 경력 쌓아서

고만 고만한데 움직이는 것보다 훨 나을거라고.

어차피 40후반 되면 자기게 있어야 뭐라고 해볼 수가 있다고. 

 

아는 거 많고 자기 사업체 있고 

현재 외국 반도체 회사 기술 영업 뛰는 발이 엄청 넓은 친구가 하는말이라 흘려 들을 수가 없네요.


근데 제 입장에서는 둘다 독립을 전제로 한 것이라 지금 경기를 생각하면 좀 많이 그렇네요. 

거기에 어찌됐든 그 쪽 업계에서 일을 배워야 할 텐데 지금 절 받아 줄지도 의문이구요.  


여튼 요즘 제 앞날 생각하면 잠이 안 옵니다. 

 

나이만 잔뜩 먹고 아직 결혼도 못한 상태에서

학교 졸업하고 한 5년 정도 일하고 번 돈도 연이은 안 좋은일에

마지막으로 친구놈에게 사기 한방 당해서 남은 돈마저 날린 정말 암울한 상황입니다.

 

겨우 그 때 혼란에서 몇년만에 정신 수습해서

다시 시작하면서 공백 메울려고 전기산업기사 따고 했지만 결국 

바라던대로는 풀리지 않는 상황이라  정말 힘드네요. 

 

뭘 어찌해야 좋을 지 감조차 잡히지 않네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위에 도움을 받으려 해도

저 자신이 너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제 친구가 해준 말도 제가 먼저 꺼낸게 아니라 그 녀석이 먼저 얘기 해준거라...


그래서 여기 아고라 분들께 진심으로 조언을 구해보고자 이렇게 글 올립니다. 

진심어린 충고라면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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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제 예전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저보통동앗줄 (hazelnu****)

님, 조언은 조언일 뿐입니다.

조언은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그 친구분은 님 인생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님만큼 본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구요.

  

지금 닥친 현실이 암울할 수록 차분하고 냉철한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란게 사정이 급박할수록 판단미스를 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내 옆에 있는 양동이에 든 액체가 물인지 기름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일단 끼얹기 바쁩니다.

물이면 다행인데, 기름이면 발  전체, 몸 전체가 타오르게 됩니다.

 

내가 어떤 분야에 사업을 일으키려면 상당히 오랜시간 그 분야의 바닥부터 올라가며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본 바탕지식과 노하우, 위기대처 능력이라던가 남다른 안목이 생깁니다.

  

 그런데 당장 힘들다고 내 친구든 지인이든간에 '이게 좋다더라'라는 말에 꽂혀

 그 준비기간을 소홀히 하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정말 탁월한 사업감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적응하고 돈을 법니다.

손만 대면 그 일은 대박을 칩니다.

 

그러나 그건 운동선수가 신체 타고나듯이 타고나는 그 사람만의 기질입니다.

결코 일반사람이 그걸 따라해선 안됩니다.

내게는 내게 맞는 수준의 길이 있습니다.

  

친구분이 조언해준 말은 말 그대로 조언으로만 참고하시고 판단과 결정은 본인 스스로

본인에게 맞게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손해만 보고 전보다 더 못한 상황으로 떨어집니다.

 

정년퇴직을 한 많은 사람들이 한때 먹거리 장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이 망했고,

남아있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비율이 겨우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있죠.

  

그분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고 시작했을까요..? 

님처럼 여기저기 조언도 많이 들었을테고,

정말 의욕있게, 내가 열심히만 하면 세상은 알아주겠지,

언젠가는 통하겠지 하고 시작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볼때 님은,

지금의 시련을 이겨낼 만큼의 각오라던가, 악바리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으셨는지 그것까진 제가 모르겠으나, 그냥 글만 읽고 판단해보면..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지금 상태에선 그 무엇을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것저것 시도해서 확실한 결과물 한번 얻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무슨 분야개척이고 사업입니까.

님을 보면 뒷심도 부족하고,

임하는 마음가짐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자꾸 이상황을 벗어나려고만 하는건 다 현실도피성 생각일 뿐입니다.

  

저도 겪어봐서 압니다. 제가 경험자입니다.
 

단언컨대 지금 가진 그 마음가짐과 자세로는 절대 이상황 극복 못합니다.

  

 가장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다른데 눈돌리고 사업아이템 알아보는게 아니라

스스로 각오하는 가치관을 확립하는 겁니다.

 

다른분야엔 나보다 더 일찍,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 즐비할텐데 그분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습니까..?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님이 뭔가를 얻으려 한다면 그만큼의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겁니다.

 

지금 님은 운에 기댈만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니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장수가 전장에 나가려면 팔 한쪽 내주더라도 상대방 장수의 목이나 심장을 찌른다는 기백에

차있어야 하는 것처럼 님도 그래야 합니다.

지금 또다시 큰실패하면 답이 없잖아요.

 

 마음 단단히 추스리시고,

내 몸 어딘가 한군데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해내고 만다는

 정신무장을 하세요.

 

남보다 조금 자고, 더 일찍 나가고, 더 늦게 집에 오고,

항상 그일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걸 실천하세요.

그래야만 합니다. 이렇게만 하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습니다.

 

남에게 내 인생 맡기지 마세요. 대충할 생각도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