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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미친 집값, 서울 못살겠다..月 1만명 경기로 떠난다

주거비 부담에 순유출 인구 월 7000명대에서 급증

탈서울 행렬 가속화에 인구 980만명도 무너져


아시아경제 | 주상돈

입력 2018.10.25 16:00 | 수정 2018.10.25 16:00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30대 회사원 S씨는 지난달 경기도 고양 덕양구로 이사했다.

 직장이 서울 종로라 신혼 전셋집을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서울 은평구에 마련했었지만

 2년 만에 '서울살이'를 포기했다.

 내 집 마련 꿈도 접었다.


신혼집(전용면적 66㎡) 매매가격은 2년 새 3억4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2억6000만원 뛰었다

. 대신 1000만원을 보태 더 큰 집(전용 84㎡)으로 이사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지난해 12월 6억5990만원에서 지난달 7억1645만원으로 뛰는 등

올들어서도 서울 집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버티지 못하고 경기도권으로 밀려가는 이른바

 '서울 엑소더스(exodusㆍ대탈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월 7000여명 선에서 이뤄졌던 탈서울 행보(서울시→경기도)가 최근 1만명대로 급증했다.

갈수록 급증하는 탈서울 행렬에 서울 인구 980만명도 무너졌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자료사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자료사진)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서울서 경기도로 2만5069명이 이동했다.

이 중 반대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사간 인구 수를 뺀 순유출 인구는 9684명에 달한다.


특히 올 들어 9월까지의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주소지를 옮긴 누적 순이동자 수는 9만9343명으로

 전년 동기(7만1479명) 대비 39.0%(2만7864명) 증가했다.

월평균 7942.1명 수준이었던 순이동 인구가 1만1038.1명으로 급증한 셈이다.


이 같은 서울 엑소더스 심화에 서울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9월 기준 주민등록상의 서울 인구는 979만3003명으로 전달(979만9075명) 대비 6072명(0.1%) 줄었다


 2015년 1002만2181명으로 1000만명을 간신히 넘은 이후

 2016년엔 993만616명으로 전년보다 0.9% 줄며 '인구 1000만명 도시' 타이틀도 반납했다.

 2017년엔 985만7426명으로 또 0.7% 감소했다.




탈서울 현상의 주요 원인은 주거비 부담 증가다.

통계청의 '2017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 연보'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떠난 전출자 55만2616명 중

가장 많은 18만1500명(32.8%)이 이동사유로 '주택'을 꼽았다.


이어 가족(28.6%), 직업(34.1%) 등의 순이다.

실제 2016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7% 오르는 사이 서울은 3.2% 상승했다.

이 차이는 2017년엔 더 벌어져 전국 1.1%, 서울 4.7%를 기록했다.

올 들어 9월까진 이미 서울 아파트값은 7.5% 뛰었다.

 특히 올해 서울 집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올랐던 예년과 달리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은평구 등

 강북 외곽지역까지 확산됐다는 점도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킨 요인이 됐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에서 내 집은 물론 전셋집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도

 탈서울화를 가속화시킨 요인 중 하나다.

정부는 최근 9ㆍ13 부동산 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을 통해

 대출 규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따지는 DSR이 본격 시행되면

담보가 있더라도 소득이 없으면 사실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서울의 인구 감소세는 더 가팔라졌다

.\ 올들어 9월까지 총 6만4570명(0.7%) 줄었다.

지난해 전체 감소 폭(7만3190명)에 맞먹는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대출이 힘들어지고 있는 데다

 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탈서울 행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