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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이후 전셋값도 하락 가을 이사철 넘치는 매물 세입자 구하기는 '별따기' 강남·용산 반전세 쏟아져 대출 막힌 재건축 집주인들 전세 하락분만큼 이자 지급
서울 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가격이 9·13대책이 나온 이후 1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매 중단에 이어 전세 거래중단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울 올림픽로의 한 아파트 단지내 중개업소.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 중개업소. 이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초만 해도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매매·전세매물은 (집주인이) 부르는 게 곧 가격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특히 전세매물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올 초보다 5000만원가량 싼 전세매물이 여러 개 나오는데도 문의가 뜸하다.
일부 세입자들은 올 연말 입주하는 새 아파트에 더 좋은 조건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 집주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가을 이사철인 9~10월은 전세 거래가 활발하지만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매매 중단에 이어 전세 중단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재계약 상황에서 집주인이 추가 대출이 막혀 전세값이 하락한 만큼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집 주인이 세입자에게 하락한 전세금만큼 은행 이자로 계산해 주는 이른바 '역월세'까지 등장했다.
■쏟아지는 전세·반전세…세입자는 '배짱'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짙은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매매시장은 물론 전세시장 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전세가격이 내려가고 전세매물 또한 풍부하지만 세입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59㎡는 지난 7~8월만 해도 전세가격이 5억7000만~5억8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5억~5억1000만원까지 내려간 물건도 있다.
하지만 세입자 1명 구하기도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다주택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도
대출이 막혀 전세가격을 급하게 내린 뒤
새 임차인을 구하는 방식으로 (보증금을)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권 못지않은 집값 상승률을 보였던 용산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6월 최고 5억원에 거래됐던 도원삼성래미안 전용 59㎡ 전세매물은
현재 4억~4억1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용산구 도원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세입자마다 재정상태가 다르다 보니
전세·반전세(보증부월세) 물건을 동시에 내놔야
세입자를 빨리 구할 수 있다고 (집주인에게) 조언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 보니 평소보다 반전세 급매물이 늘었다"고 했다.
강북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전용 84㎡ 전세가격은 9억원이었지만 지금은 8억3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반전세는 3억원에 160만~165만원 수준"이라면서
"이미 대출을 받은 다주택자는 전세매물 가격을 낮췄다"고 했다.
■재건축은 세입자에 '역월세' 진풍경
다주택자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건축·일반 아파트 가릴 것 없이 세입자 구하기가 힘들다.
특히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오히려 전세금이 하락한 만큼 이자를 주는 '역월세'까지 등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