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지치거든 - 시 /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누가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그리움이든 기다림이든 지칠 때가 어디 한 두 번이랴?
철통 같이 동여매고 사는 부부도 때때로 그리움이든 기다림이든 지친다.
지쳐서 헤어지기도 하고, 또 결합하기도 한다.
시인은 그 때면 등꽃 푸른 그늘 아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고 한다.
'시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의 사랑은 의리입니다 (0) | 2018.11.04 |
---|---|
사랑이 손짓할때 - 오광수 (0) | 2018.11.04 |
인생은 재를 남기는 모닥불 같은 것 (0) | 2018.11.04 |
사랑, 이별, 미련, 그리움, 추억 (0) | 2018.11.04 |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김수현 (0) | 2018.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