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원, 우파단체 ‘한국자유연합’ 설립·운영 개입 정황
등록 :2017-04-17 17:22수정 :2017-04-17 20:53
국가정보원의 민간 비선 조직 ‘알파팀’의 리더 김성욱씨가 대표로 있는 우파단체 한국자유연합 설립에
국정원이 적극 개입하고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다음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느슨한 모임을 법인으로 격상해
진보인사 및 단체 비판이나 각종 시위에 좀 더 조직적으로 동원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알파팀에서 활동한 ㄱ씨가 <한겨레21>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김 대표는 2009년 3월 알파팀원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학교 측과 협의했다”며
“임의단체를 설립한 뒤 임의단체 명의로 매월 좌익추적 소식지(ex.매월 민보상위(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인권위, 진중권, 강기갑 등 제재별 집중 비판 등)를 제작하면 용역 형태로 결제하기로 했다.
추후 임의 단체가 1인 시위, 기자회견 등 인력동원에 나설 때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학교’는 알파팀에서 사용한 국정원을 뜻하는 은어다.
알파팀 리더였던 김 대표는 이어 “일이 시작되면,
여러분들 각자에게 업무를 분장해 예전에 준하는 보상과
예전보다 더 보람차고 양성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선 급한 것은 임의단체 설립인데
아시아자유연합(Asian Liberty Union. ALU) 내지
한국자유연합(Kores Liberty Union. KLU)의 명칭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좌익추적 소식지는 내가 해오던 일이니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어쨌든 급한 것은 임의단체 설립”이라고 단체설립을 거듭 강조·독려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08년 12월의 알파팀 내 전자우편을 보면,
애초 이들은 국정원에 ‘우파 청년 대학생 육성’ 등의 사업을 제안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3개월여만에 국정원이 단체를 설립해
‘소식지’ 형태의 여론 공작 사업을 정례화할 것을 역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알파팀의 단체 설립 계획은 별도의 임의 단체 설립과 기존에 활동해왔던 우파 청년 모임인
‘무한전진’의 법인화 두 축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이 대표로 있던 무한전진은
‘노무현 탄핵 찬성’ 다음 카페 회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우파 행동 단체로,
2004년 4대 악법 반대 집회와 2007년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집회 등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던
‘청년 아스팔트 우파’의 원조격 단체다.
김 대표는 “무한전진을 법인화하는 사업도 진행 중인데
(새로 만드는 단체와) 같은 단체로 통합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김 대표와 알파팀은 무한전진의 회원승계를 통해
극우성향 기독교 청년단체 ‘한국자유연합’을 창설하고,
2010년 1월 사단법인으로 첫 공식행사를 가졌다.
관련기사
우리의 목적은 학교(국정원)의 힘을 업어 법인화하고 정치 세력화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91087.html?_fr=mt1#csidx4c23ff7fd30acb4aa55767079506cd3
[단독] 국정원, ‘알파팀’에 클릭수 늘리는 프로그램까지 제공
등록 :2017-04-17 17:29수정 :2017-04-17 20:44
MBC가 야권에 유리하도록 편파보도 할 것’이라는 문건도 전달
국가정보원이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를 통해 민간 여론조작 조직인 ‘알파팀’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클릭수’를 올리는 프로그램을 안내하거나 여론전에 쓸 내용을 직접 제작해 제공하면서
실질적으로 운영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직접 교육 자료를 제공해 북한 정세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알파팀에서 활동한 ㄱ씨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마스터’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김 대표는 알파팀원들에게 2009년 1월 전자우편을 통해
“아래 프로그램 어떻게 쓴 것이냐? (학교에서 온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방문자 카운트 증가 프로그램’을 첨부해 보내 의견을 물었다.
여기서 ‘학교’는 알파팀이 국정원을 부를 때 쓴 암호명이다.
전자우편에 첨부된 프로그램은 ‘VEX(Visitor Exchanger)’로,
원하는 사이트의 검색엔진 키워드 랭킹 순위를 올리는 트래픽 증가 프로그램이다.
이는 국정원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서 온 것을 팀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메일에는
“방문자 증가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사용해보았는데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사용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 알파팀은 프로그램 조회수를 올리는 기술 전수를 위해 2009년 1월초
서울 광화문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임을 열기도 했다.
관련기사
국정원은 같은 해 1월 ‘곧 드러날 민주당과 MBC의 야합’이라는 문건을 김 대표를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본회의장 점거에 돌입한 상황에서
<문화방송>(MBC)이 야권에 유리하도록 편파보도를 할 것이라며 공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알파팀은 이 글이 전달된 이튿날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오타까지 똑같은 내용을 그대로 올려 논쟁을 유도했다.
또 김 대표는 2008년 12월 국정원에서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조치와 북한 내부사정’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학교에서 참고용 자료를 보냈다”며 알파팀에 제공하기도 했다.
문건에는
△북한의 ‘시장’에 대한 거부감
△북한의 대남 기대 심리
△김정일 건강이상 등이 담겨 있다.
김완 하어영 정환봉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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