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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앙일보의 ‘이헌재 인터뷰’ 어떻게 볼 것인가[신문읽기]




중앙일보의 ‘이헌재 인터뷰’ 어떻게 볼 것인가[신문읽기]

 홍석현이 참여하는 ‘여시재’ 이사장 특별인터뷰를 1면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승인 2019.01.02 08:32:18수정 2019.01.02 09:04:40     





   ▲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이 2017년 11월26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미래로 연결된 동북아의 길: 나비 프로젝트'를 주제로 열린
 '2017 여시재 포럼'에서 환영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고발뉴스를 통해 ‘홍석현 시리즈 3편’을 쓴 적이 있습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자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향후 ‘정치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싱크탱크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쓴 ‘홍석현 시리즈’ 2편 <홍석현 이사장의 ‘싱크탱크’를 주목해야 한다>를 보면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인터뷰를 왜 1면에 배치했나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곳이 ‘여시재’입니다.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뜻의 여시재(與時齋)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설립한 민간 싱크탱크이지만
저는 홍석현 이사장의 향후 행보에 있어 중요한 싱크탱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현재 여시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으로 있고,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참여하고 있는 이사들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홍석현 이사장을 비롯해 김도연 포스텍 총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현종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안대희 전 대법관,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공현 전 헌법재판관과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이 감사로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2일) 중앙일보는 ‘신년 특별인터뷰’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다시 말해 현재 ‘여시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전 부총리 인터뷰를 1면에 배치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인터뷰 내내 ‘이 전 부총리’라고 소개했을 뿐
 그의 현재 직함인 ‘여시재 이사장’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의 사진을 ‘여시재’가 제공했다는 대목만 있습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자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언급도 없습니다.
 물론 중앙일보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인터뷰를 인터뷰하는 건 중앙일보의 권한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대목에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됩니다.
 ‘신년 특별인터뷰’를 굳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람으로 할 필요가 있었을까.
오히려 더 조심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더구나 그런 인터뷰를 1면에 전면 배치한 이유가 뭘까.
오늘(2일)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봤을 때 중앙일보의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인터뷰 자체도 논란이지만 내용은 더 ‘문제’가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올해 ‘노동·경제 관련 사안’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금융과 통신 규제 풀어라…촛불 주역은 중산층임을 명심하라?

“사회 전 부문의 규제 혁파와 인재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일어나야 일자리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오늘날 실리콘 밸리에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난 것은
 금융, 통신 등의 규제를 풀어버려 다양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투자자가 나오는 등
연쇄적 효과가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각종 규제를 풀어 서로 경쟁하게 해서 승자와 패자들이 뛰어다니게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외환위기 때와 같은 뼈를 깍는 구조 개혁 없인
 전환기적 위기 극복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
그는 ‘촛불의 주역은 변화를 추구하는 중산층이다.
정부는 누구에게도 부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사회 전체에 기득권이 너무 강해져 전 국민이 기득권화됐다.
 그걸 깰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 통신 등의 규제를 풀어버리라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이 주장은 대기업들이 주로 하고 있는 건데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각종 규제를 풀어 서로 경쟁하게 해서
승자와 패자들이 뛰어다니게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습니다.

사실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인터뷰에서 가장 ‘경악’했던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 시민단체나 민노총 등과 맞서야 한다는 건가.

“이들과 정면으로 싸우고 넘어가야 창조적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들의 기득권을 털지 않으면 나라가 한 걸음도 앞으로 못 나간다.
 1981년 미국에서 공항 관제사들이 임금을 올려달라고 파업한 적이 있다.
 레이건 대통령이 그 사태를 어떻게 대처했나. 48시간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은 1만1000여명을 파면했다.

그 정도 용기가 있어야 사회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거다.
기득권이라는 게 엄청난 게 아니다
. 예순살 택시 운전사가 쥐고 있는 개인 택시 면허증, 그게 기득권이다.
 그걸 놓으라고 하는 게 가혹해 보이지만, 그걸 넘어서지 못하면 사회가 앞으로 나가질 못한다.”

공항관제사 1만1000명 파면한 레이건 대통령 칭찬한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이헌재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대기업 체제는 어차피 깨진다.
 적응성의 한계 때문이다.
 일부러 부수려고 사회적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개인 택시면허증’을 기득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공항관제사 1만1000명을 파면한 레이건 대통령을 칭찬(?)하면서
 ‘그걸 넘어서지 못하면 사회가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가요?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헌재 이사장은 시민단체와 노조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대체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이 제대로 있기나 한 건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산층은 거의 붕괴돼 사실상 상류층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8:2 사회’ 못 들어보셨는지요?

그래서 중앙일보에 묻습니다.
아니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홍정도 중앙일보 발행인에게 묻습니다.
‘이런 인터뷰’를 신년 특별기획으로 1면에 배치한 의도가 뭔가요?

이상렬 중앙일보 경제에디터는 “외환위기 당시엔 구조조정을 통해 대기업 부실을 정리하고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금 경쟁력을 잃어가는 대기업들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이헌재 이사장에게 던졌는데 과연 그런가요?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통해 대기업 부실을 정리하고 경쟁력을 강화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셨는지요.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걸 ‘고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묻습니다.
중앙일보는 왜 ‘이런 인터뷰’를 신년 특별기획으로 1면에 배치했나요?




▲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