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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청년·여성·비정규직 위원이 경사노위 3차 본위원회에도 불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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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여성·비정규직 위원이 경사노위 3차 본위원회에도 불참한 이유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정의철 기자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이 11일 열린 3차 본위원회에도 참석을 거부하며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경사노위는 11일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위원들의 불참으로 심의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노·사·정 대표자들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3차 본위원회를 열었다.

경사노위가 의결하고자 했던 안건은

‘탄력근로제 개선 위한 합의문(안)’,

 ‘디지털 전환에 대한 노사정 기본인식과 정책과제에 관한 기본 합의(안)’,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문(안)’ 등 3개의 안이었다.


하지만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이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합의안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경사노위는 지난 7일 2차 본위원회에 이어 다시 심의 안건 처리를 연기해야만 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상 경사노위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에서 심의 안건을 의결하려면,

 재적 위원의 과반수가 출석해야 한다.

또 노·사·정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았다면 안건을 의결할 수 없다.


현재 경사노위 노동자 측 위원은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총 4명이다.

그런데 청년, 여성, 비정규직 대표가 한꺼번에 빠지면,

한국노총 1명만 남아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


이에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합의문과 관련한 논의 경과를 일단 국회에 보내고,

오늘 의결 예정이었던 안건은 본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

또 국회에는 의제별위원회, 운영위원회 합의결과를 존중하여 입법해 주시길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위원장, 청년·여성·비정규직 3인 향해 맹비난
청년·여성·비정규직 “우린 사회적 대화의 보조축일 뿐인가?”


문 위원장은 본위원회에 불참한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을 강하게 비난했다.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 기자브리핑 자료를 통해 “지난 2차 본위원회 이후,

저를 비롯해 한국노총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 등은

 수차례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들을 만나

탄력근로제 합의 내용과 위원회 운영상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이 자리에서 계층 대표들은 본위원회 참석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계층 대표들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사회적 대화 보고회’도 무산시켰고,

참석 약속을 두 번이나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사노위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은 11일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사노위 3차 본위원회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경사노위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은 11일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사노위 3차 본위원회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청년유니온 제공



하지만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의 설명은 달랐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차 본위원회 이후,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에 대해 재논의를 요구했음에도,

경사노위는 여전히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대답만 할 뿐”이라며,

 본위원회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업부조 도입과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담은 고용안전망 강화 합의문 채택 등이 늦어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는 탄력근로제 확대가 무리하게 추진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무엇보다 여성, 청년,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우리 3명은 받아드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 대표들은 지난 7일 제2차 본위원회에서 의결이 무산된 직후 문 위원장의 비난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문 위원장은 제2차 본위원회 무산 직후 “일부에 의해 전체가 훼손됐다”는 식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도 “사회적 대화의 중요 핵심은

 전국 차원의 노사단체 중심이고,

여성·청년·비정규직은 보조축”이라는 발언을 내뱉은 바 있다.


관련해서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은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며

“사회적 대화는 단체교섭조차 할 수 없는 미조직 노동자에게

가장 절실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위원회가 무산됐다는 이유로 의결 방식을 바꾸겠다는 식의 발언과 관련해선

 “사회적 대화에 임하는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가 출범하면서 걸었던 기대에 걸맞게, 함께 성찰하고 끈기를 갖고 인내해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본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부정하고,

아무런 교감도 없이 다음 회의를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 만에 개최하는 것은

그동안 사회적 대화를 위해서 각 주체가 해온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