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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83년생 조재욱씨 “이게 다 집값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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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생 조재욱씨 “이게 다 집값 때문이야!”

[바꿈, 기획연재] 평균 34.1세, 근황 인터뷰 ⑦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media@mediatoday.co.kr 2019년 04월 14일 일요일

                

바꿈세상을바꾸는꿈과 LAB2050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여러 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사회전환의전략”#(해시태그)공론장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4월 13일 문제를 분석하고 정의하기 위한 오픈공론장을 앞두고

 2030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한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드립니다. 


※ 참가신청하기 : 국사회전환의전략 #오픈 공론장 



- 조재욱, 83년생, 37세, 남, 미혼, 외국계 근무, 경기도 하남시 거주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친구들 애기 사진 보면 소름 돋고 징그럽다


결혼의 데드라인을 2018년 겨울로 정해놨었는데 이미 지나버렸다.

 작년 겨울 되자마자 여자친구랑 헤어졌잖아. 또 결혼 실패다.

 결혼의 데드라인이 자꾸 늦춰지고 있어. 올해 가을까지는 꼭 결혼해야 되는데. 불안하다.


친구들 무리 중에 남은 사람이 진짜 몇 없어.

 내가 마지막까지 솔로로 남는다면 생각만 해도 겁나 우울하다.


이거 봐봐. 친구들 카톡 프로필 사진이야.

애들이 엄청 크지?

난 친구들 애기 사진 보면, 이제 소름 돋고 징그럽다.

거의 초등학생들이야. 난 얘네들 언제 따라잡냐? 


나는 결혼생각 추호도 없었어 


혼자 살면 외로울 것 같아서 결혼은 해야지 싶어.

지금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

친한 친구들 7명이 카톡 단톡방에 있는데

 유부남과 미혼남이 섞여 있거든.


그 단톡방은 조용해.

그 중에서 애기가 있는 친구들만 따로 방을 파서 이야기해.

애기 이야기만 엄청 한다더라.

왠지 모르게 도태되는 느낌이야.


너도 알다시피 나는 결혼생각 추호도 없었어.

자유로운 영혼하면 나 아니었냐?

10대 때부터 기타를 좋아했고,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해왔잖아.

대학생 때도 소규모 음악 밴드 활동을 하면서, 엄청 자유분방한 친구들이랑 친했지.


30대 초반까지도 결혼 보다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필요성도 못 느꼈어.

그런데 직장인 9년차가 되고, 같이 입사한 동기들,

 같이 일하는 선배 동료들이 하나 둘씩 애기 아빠가 되니까 내가 점점 고립이 되더라고.  


한번 상상해봤어. ‘내 나이는 50 인데 나 혼자다?’


그럼 너무 외로울 것 같은 거야.

 외모적으로도 자존감도 없을 거고.


 나 2년 전부터 탈모약 먹잖아.

결혼한 친구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와이프랑 가고 가족들이랑 놀러 가고.

 함께 있는 모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정답 같더라고.

나도 그런 생활을 할 때가 된 것 같아.

말 그대로 ‘나 혼자’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

그래서 결혼을 해야겠지 싶어.

이렇게 결혼 생각을 하는 내가 스스로도 신기해.  


그리고 나이도 꽉 찼지. 이제부터는 내 나이도 내리막길이다.

너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나를 가장 비싸기 팔 수 있는 나이는 끝났어.

그래서 결혼 데드라인을 정한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갈 것 같거든.  


나는 부모님에게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차를 샀고, 연금보험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사실 경제적으로는 결혼 자금 준비가 안됐어.

사실상 부모님이 지원이 없으면 현재 결혼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가족 세 명이 강동구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아마 내가 결혼을 하면 더 작은 집으로 줄이고

 내 결혼자금을 아버지께서 마련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모은 돈만으로는 서울 외곽에도 못 들어가지.  


철없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는 부모님에게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솔직히 구조가 그래. 웃긴 말이지만 왜 이렇게 생각하느냐면,

지금 치솟는 부동산 상황을 만든 것이 우리 부모님 세대 때문이야.


물론 우리 부모님도 가지고 있는 게 집 밖에 없어요.

 그리고 부모님 세대는 약간의 부동산 혜택도 받았잖아.

지금의 우리는 꿈도 못 꿀 집 값이 그 당시는 아니었어.


지금 우리 가족이 사는 집도 사실은 재개발 혜택을 본 동네야.

물론 15년 간 15평짜리 집에서 힘들게 살았지만

 결국 재개발 혜택을 받아서 지금 수준의 집에서 살게 된 거야.

나는 그 혜택을 당연히 자식인 나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주의다.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집값’ 하나만 해결되면 그 어떤 복지보다 좋은 복지가 없지


만약에 집값의 50%를 해올 수 있는 여자분이 있다면 내일도 당장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몰라.

여자분이 절반을 해온다고 현재 내가 결혼 때문에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다 풀릴 것 같아

. 괜찮은데? 행복할 것 같다.

처갓집에 정말 잘하면서 살 거다.


내가 아버지 지원금을 받는 다는 가정을 해도 서울 전셋값의 절반에도 안될 걸.


그러니까 합리적으로 남자 50% 여자 50%로 결혼 자금 마련을 한다면 한결 수월할 거야.

남자가 꼭 과반 이상을 대야 하는 이유는 없잖아?

게다가 우리 가족은 남자 형제만 둘이야.

나랑 남동생. 남동생까지 결혼시키려면, 아버지 노후는 답이 안 나와.


그러니 5:5로 집 비용을 해오고

각자 부모에게 용돈도 똑같이 하고 대출도 똑같이 갚고 집도 공동명의로 하자는 거야.

여담으로 남녀 5:5로 했을 때

처가 쪽에서 남자를 대하는 태도들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전제도 있어야 할 것 같네.  


그러니까 결국 ‘집값’만 해결이 되면 모든 문제와 갈등이 풀려. 결혼? 많이 할거다.


그리고 애도 많이 낳을 거고.

 결혼과 출산율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다 ‘집값’ 때문이라고 봐.

‘집값’ 하나만 해결되면 그 어떤 복지보다 좋은 복지가 없지.


부모님의 노후 걱정도 없을 거고.

보육비 월 30만원?

대출 이자에서 다 상쇄된다!


집 값만 해결되면 많은 사람들이 결혼할 수 있다! 진짜! 


회사 남자 후배가 7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준비를 하고 있어.

구리에 사는 친구인데 여자친구는 송파에 살아.


 여자친구는 송파 근처에 집을 얻고 싶어하는데

 이 친구가 모은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지. 고민이 엄청 많더라고.

아무리 조합을 해도 여자를 만족시킬 만한 장소와 평수를 찾지 못하고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

게다가 그 친구는 학자금 대출도 아직 다 갚지 못했어.

 돈은 없는데 결혼은 해야겠고. 이게 우리의 실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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