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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2019.06.28 11:06


태양계가 생성되는던 때의 물을 보여주는 그림. 지구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은 태양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 한다.

태양계가 생성되는던 때의 물을 보여주는 그림.

지구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은 태양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 한다.



태양계가 생성되는던 때의 물을 보여주는 그림.

지구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은 태양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 한다.


삼라만상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물질 중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가 무형으로는 빛, 유형으로는 물이 아닌가 싶다.

 지구 표면의 71%를 뒤덮고 있는 물은 수백만 종에 이르는 지구상의 생명들을 빚어냈고,

오늘날에도 뭇생명들은 물에 의지해 생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우리 몸 역시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을 마시지 않고는 단 며칠도 버틸 수 없다.

이처럼 물은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200여 년 전

프랑스 화학자인 앙투안 라부아지에였다.


1783년 라부아지에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대로

물이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물질인 원소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까마득한 선배격인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설(一元說)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놀란 사람은 그 같은 사실을 알아낸 라부아지에 자신이었다.

 수소는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기체이고, 산소 역시 불에 무섭게 타는 기체이다.

그러나 이 둘이 결합하면 불을 끄는 물이 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았을 때

 라부아지에는 자연의 신비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언제 어떻게 우주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주 최근의 따끈한 발견에 의하면

물은 우주가 탄생한 지 10억 년 남짓 지났을 무렵인 120억 년 전부터 우주에 등장했다고 하며,

인류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까지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거대한 우주 저수지.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 120억 광년 거리에 있다.
거대한 우주 저수지.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 120억 광년 거리에 있다.


2011년 7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라는 활발한 은하 부근에서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저수지를 발견했다.

그곳 구름에는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수량이다.

그렇다면 물은 우주 초창기부터 아주 풍부하게 우주에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토록 많은 물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을까?


그 경로를 한번 따라가보도록 하자. ​


빅뱅의 우주공간은 수소 구름의 바다였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출발한 직후, 태초의 우주공간은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채워졌다.


 수소와 헬륨의 비율은 약 10대 1 정도였는데, 그 비율은 오늘날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130억 년 이상 별들이 수소를 태웠지만 우주 전체 규모로 봤을 때는 미미한 양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의 물질 구성은 수소와 헬륨이 99%를 차지하며 다른 중원소들은 1% 미만이다.


어쨌든 수소와 헬륨 외의 90여 가지 원소들 중

원소번호 26번인 철 이하는 모두 핵융합하는 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이후 우라늄까지의 중원소들은 모두 거대 항성이 종말을 맞는 방식인 초신성 폭발 때 만들어졌다.

폭발 때의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핵자들이 원자핵 속을 파고들어

 금이나 우라늄 등 중원소들을 벼려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고온이나 압력은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재현해낼 수 없는 것으로,

옛날 연금술사들이 온갖 방법으로 금을 만들어내려던 것은 사실상 헛고생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그 연금술사 속에는 인류 최고의 과학천재 뉴턴도 끼어 있다.


초신성이 터질 때 별 속에서 만들어졌거나

 또는 폭발시에 벼려졌던 모든 원소 가스와 별먼지가 우주공간으로 내뿜어진다.

이 별먼지가 바로 성운으로 다른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이른바 별의 윤회인 셈이다.


그러나 별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은 원소들은 우주공간에 떠돌다가 다른 원소들을 만나 결합한다.

 산소 원자 하나가 수소 원자 두 개를 붙잡으면 H2O, 바로 물분자가 되는 것이다. ​

이들이 행성이나 소행성들이 만들어질 때 합류한다.

지금도 우주를 떠도는 수많은 소행성, 혜성들은 이 물분자가 만든 얼음덩어리로 되어 있다.



원시 태양계를 묘사한 위의 그림에서 보이는 흰 점선은 설선(雪線)이다. 이 선의 안쪽은 따뜻한 내부 태양계로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원시 태양계를 묘사한 위의 그림에서 보이는 흰 점선은 설선(雪線)이다.

이 선의 안쪽은 따뜻한 내부 태양계로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우주에서 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축소하여 태양계 버전으로 살펴본다면,

내부 태양계가 물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위 그림에 나오는 설선 안에서 물 분자가 먼지 입자에 들러붙는 것이고(말풍선 그림),

다른 하나는 원시 목성의 중력 영향으로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내부 태양계로 밀어넣어지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된 지 1억 년 안에

물이 내부 태양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만들어진 물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양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따뜻한 내부 태양계에서는

외부 태양계에 비해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그 경계선을 설선(雪線)이라 한다.


지구 바다는 소행성이 가져다준 것


그렇다면 물의 행성이라 불리는 우리 지구의 바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바다가 원래 지구에 있던 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지 않고 있으며,

태양계 내의 어디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구 바다의 기원은 종래 소행성과 혜성이 지목되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거의 소행성의 소행으로 굳어져가는 추세다.


지구 바다의 근원을 결정짓기 위해 과학자들은 수소와 그 동위원소인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했다.


중수소란 수소 원자핵에 중성자 하나가 더 있는 수소를 말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중수소와 수소는 138억 년 전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비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에 있는 이 두 원소의 비율은 그 물이 만들어진 때의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외부 천체에서 발견된 물의 중수소 비율을 지구의 물과 비교해봄으로써

 그 물이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인가, 곧 같은 족보를 가진 것인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중수소는 지구상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원소이다.


이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해본 결과, 지구 바다의 물과 운석이나

혜성의 샘플이 공히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물이 생겨났음을 보여주는 화학적 지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지구와 태양계 내 물의 일부는 태양보다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


유럽우주국(ESA)이 67P 혜성 탐사를 위해 띄운 로제타호가 이온 및 중성입자 분광분석기(Rosina)를 이용해

 혜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물과는 다른 중수소 비율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소의 비율은 물의 화학적 족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구상의 물은 거의 비슷한 중수소 비율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로제타의 분석은 혜성이 지구 바다의 근원이라는 가설을 관에 넣어

마지막 못질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 행성에 생명을 자라게 한 장본인은 소행성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 분자들은 태양과 그 행성들을 만든 가스와 먼지 원반에 포함된 물질이었다.

 그러나 38억 년 전의 원시 지구는 행성 형성 초기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바위들이 녹아버린 상태여서

 물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지구의 모든 수분은 증발하여 우주로 달아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원시 지구는 한때 가혹한 소행성 포격 시대를 겪었다.

이들 천체는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어느 정도 식은 원시 지구에 대량 충돌해 바다를 만들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https://news.v.daum.net/v/2019062810310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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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의 '자전'을 느껴보고 싶나요? - 해넘이가 자전이다


입력 2019.03.15 13:21 수정 2019.03.15 13:21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화도의 해넘이.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떨어진다. 그만큼 지구가 빨리 자전한다는 증거다.(사진=김향)

강화도의 해넘이.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떨어진다. 그만큼 지구가 빨리 자전한다는 증거다.(사진=김향)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한다.

이 거대한 땅덩어리가 남북극을 잇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팽이처럼 빙그르르 돌아서 24시간 후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지구 둘레가 4만㎞이니까(미터법이 원래 지구 둘레를 기준으로 정한 것이다),


 이것을 24시간으로 나누면 시속으로는 약 1700㎞나 된다.

레이스카의 최고 속도가 400㎞가 채 안 되니까, 지구 자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초속으로 따지면 ​약 460m로 음속을 넘어서며, 항공기 속도의 약 2배쯤 된다.


그러니까 적도에 사는 사람은 1초에 460m씩 강제로 공간 이동을 당하는 것이며,

 서울이 있는 북위 38도 부근에 사는 사람은 초속 약 370m로, 역시 음속보다 빠르게 뺑뺑이를 돌고 있는 셈이다. ​

그런데도 왜 우리는 어지럼증을 못 느끼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갈릴레오가 4세기 전에 똑 부러진 답을 내놓았다.

우리가 지구와 같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좀 유식하게 말하면, 모든 계에서 물리법칙은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고속으로 달리는 전철 안에서 당신이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아뿔싸, 아이스크림 한 덩이가 뚝 떨어졌다.

전철이 달리니까 그 아이스크림이 옆의 아가씨 무릎에 툭 떨어졌을까?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아이스크림은 달리는 전철 안에서도 역시 수직 자유낙하를 하여 당신 무릎 위에 떨어질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갈릴레오의 상대성 이론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여기서 나왔다.


어쨌든 이런 연유로 우리는 무섭게 돌고 있는 지구 위에서도 자신이 돌고 있다는 것을 느껴볼 도리가 없다.

 그러나 방법이 영 없지는 않다.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면 지구의 자전을 느껴볼 수도 있다.

어떻게? 먼저 밤에 북극성이 있는 하늘의 위치를 얼추 알아둔다.

북극성은 지구 자전축이 가리키는 방향에 있으므로 밤낮이나 위치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해넘이 시간을 기다려 저녁해가 산등성이나 빌딩 꼭대기에 걸리는 것을 볼 수 있는 위치를 잡는다.


서녘으로 해가 질 때는 눈에 띌 만큼 빠른 속도로 하강한다.

 물론 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그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겉보기 움직임이다.


 떨어지는 해를 보면서 북극성 위치를 가늠해본다.

 지구가 그 방향의 축을 중심으로 해의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하면서

떨어지는 해의 움직임을 연결시키면 지구가 자전하고 있는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초속 370m! 이 거대한 지구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팽이처럼 돌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지구를 돌리는 이 엄청난 힘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바로 46억 년 전 태양계 성운이 중력 붕괴를 일으켜 회전 운동을 시작한 결과,

태양계를 만들었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 역시 그 회전력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진공의 우주에는 마찰력이 없으므로 46억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그 힘이 온전히 남아

 지금 우리가 보듯이 지구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태양계 성운의 회전력 역시 빅뱅에서 출발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138억 년 전의 빅뱅과도 지금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https://news.v.daum.net/v/2019031513210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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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 초간단 정리 - 상상 이상으로 기괴한 블랙홀


입력 2019.04.15 10:16 수정 2019.04.15 10:21



[서울신문 나우뉴스]


이번에 관측한 M87의 블랙홀. 중심의 검은 부분은 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극한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출처=EHT 프로젝트)

이번에 관측한 M87의 블랙홀. 중심의 검은 부분은 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극한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출처=EHT 프로젝트)


이론과 간접 증거로만 존재했던 블랙홀을 인류가 마침내 확인했습니다.

세계 8곳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여 만든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인 ‘사건지평선

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으로 블랙홀을 포착함으로써 1세기 넘게 추적해온 블랙홀의 실체를

드디어 파악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로써 1915년 발표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다시 한번 검증에 거뜬히 통과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즉, 물체의 질량이 주변 시공간을 휘게 하며,

질량이 클수록 시공간의 곡률은 더욱 큰 곡률을 갖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천문학 최대의 화두인 블랙홀이란 과연 무엇일가요? 초간단 정리해보겠습니다.


상상 속에서 태어난 ‘검은 별’(Dark stars)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습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입니다.

가까이 접근하는 모든 물체를 가리지 않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중력의 감옥, 블랙홀.

 모든 연령층, 모든 직업군을 아우르면서 블랙홀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이 괴이쩍은 존재는 최초로 인간의 상상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1783년, 천문학에 관심이 많던 영국의 지질학자 존 미첼이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뉴턴의 중력 법칙과 빛의 입자설을 결합하여, '

별이 극도로 무거우면 중력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게 되어 빛나지 않는 검은 별이 될 것이다'

 이것이 블랙홀 개념의 첫 씨앗이었습니다.

미첼은 이런 생각을 쓴 편지를 왕립협회로 보냈습니다.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어떤 구체의 반지름이 태양의 50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구체로 낙하하는 물체는 표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빛이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관성량에 비례하는 인력을 받게 된다면,

그러한 구체에서 방출되는 모든 빛은 구체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구체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시 과학자들은 이론적인 것일 뿐,

그런 별이 실재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이러한 ‘검은 별’ 개념은 19세기 이전까지도 거의 무시되었는데,

그때가지 빛의 파동설이 우세했기 때문에 질량이 없는 파동인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블랙홀 등장, 백조자리 X-1


그로부터 130년이 훌쩍 지난 1916년, 아인슈타인이 우주를 기술하는 뉴턴 역학을 대체하여

시간과 공간이 하나로 얽혀 있음을 보인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직후,

검은 별 개념은 새로운 활력을 얻어 재등장했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러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입니다.


독일의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별에 적용해서 방정식의 해를 구했습니다.

 그 결과, 별이 일정한 반지름 이하로 압축되면 빛마저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이 생기게 되고,

그 중심에는 모든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특이점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어떤 물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만한 반지름까지 압축되어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반지름 한계치입니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수학적 해석일 뿐,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 연구는 보여준다”면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 핵물리학이 발전하여 충분한 질량을 지닌 천체가 자체 중력으로 붕괴한다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고,

이 예측은 결국 강력한 망원경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으로 입증되었습니다


. 1963년 미국 팔로마산 천문대는 심우주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천체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검은 별의 에너지로 형성된 퀘이사임을 확인했습니다.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검은 별이 2세기 만에 마침내 실마리를 드러낸 것입니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대신 ‘검은 별’,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죠.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습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20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된 셈입니다.


197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X-선 관측위성 우후루는 블랙홀 후보로 백조자리 X-1을 발견했습니다.

 강력한 X-선을 방출하는 이것이 과연 블랙홀인가를 놓고 이론이 분분했는데,

급기야는 과학자들 사이에 내기가 붙었습니다.

1974년 스티븐 호킹과 킵 손 사이에 벌어진 내기에서 호킹은

백조자리 X-1이 블랙홀이 아니라는 데에 걸었고, 킵 손 교수는 그 반대에 걸었습니다.


 지는 쪽이 성인잡지 ‘펜트하우스’ 1년 정기 구독권을 주기로 했죠.

 1990년 관측자료에서 특이점의 존재가 입증되자 호킹은 내기에 졌음을 인정하고

잡지 구독권을 킵 손에게 보냈는데,

그 일로 킵 손 부인에게 엄청 원성을 샀다고 합니다.


2005년에는 우리은하 중심에서도 블랙홀이 발견되었는데,

최신 관측자료에 의하면 전파원 궁수자리 A*가 태양 질량의 430만 배인 초대질량 블랙홀임이 밝혀졌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에 자문역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킵 손은

나중에 블랙홀 존재를 결정적으로 입증한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의 블랙홀 중력파 검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블랙홀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호킹은

 노벨상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도 킵 손에게 두 번이나 패배한 형국이 되었습니다.



제트를 내뿜는 블랙홀 상상도. 우리은하 중심에서도 거대질량 블랙홀이 발견되었다. (출처=NASA)​

제트를 내뿜는 블랙홀 상상도. 우리은하 중심에서도 거대질량 블랙홀이 발견되었다. (출처=NASA)​




블랙홀 존재, 어떻게 알 수 있나?


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습니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죠.

예컨대 태양이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나 밀도가 높아야 할까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해 공식으로 구해보면, 70만㎞인 반지름이 3㎞까지 축소되어야 하며,

 밀도는 자그마치 1cm^3에 200억 톤의 질량이 됩니다.

각설탕 하나 크기가 그만한 무게가 나간다는 얘기죠.

지구가 블랙홀이 되려면 반지름이 우리 손톱 정도인 0.9cm로 작아져야 합니다.


이처럼 초고밀도의 블랙홀은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습니다.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이며, 빛의 초속은 30만㎞입니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거죠.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습니다.

1958년에 미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를 말합니다.


말하자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의 시작점이죠.

 어떤 물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경우,

그 물체에게는 파멸적 영향이 가해지겠지만, 바깥 관찰자에게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

그 경계에 영원히 닿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됩니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 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입니다.


블랙홀, 화이트홀, 웜홀


1964년, 이론 물리학자 존 휠러가 최초로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대중에게 선보인 데 이어

 1965년에는 러시아의 이론 천체물리학자 이고르 노비코프가 블랙홀의 반대 개념인

 ‘화이트홀’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블랙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면

언젠가 우주공간으로 토해낼 수 있는 구멍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이 화이트홀 가설의 근거입니다.

 말하자면, 블랙홀은 입구가 되고 화이트홀은 출구가 되는 셈이죠.


이렇게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 시공간의 구멍을 웜홀(벌레구멍)이라 합니다.

 말하자면 두 시공간을 잇는 좁은 통로로, 우주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웜홀을 지나 성간여행이나 은하 간 여행을 할 때,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우주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거죠.

웜홀은 벌레가 사과 표면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할 때 이미 파먹은 구멍으로 가면

더 빨리 간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름지어진 거죠.


하지만 화이트홀의 존재가 증명된 바 없으며,

블랙홀의 기조력 때문에 진입하는 모든 물체가 파괴되어서 웜홀을 통한 여행은 수학적으로만 가능할 뿐입니다.

그래서 스티븐 호킹도 웜홀 여행이라면 사양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블랙홀의 현관 안으로 들어갔던 물질이 다른 우주의 시공간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놀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무수한 공상과학 스토리가 탄생했습니다.

 ‘닥터 후(Doctor Who)’, ‘스타게이트(Stargate)’, ‘프린지(Fringe)’ 등 끝이 없을 정도죠.


이런 얘기들은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

또는 평행우주를 여행한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우주는 수학적으로 성립되는 가공일 뿐으로,

 그 존재에 대한 증거는 아직까지 하나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시간여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엄청난 속도로 여행하거나,

 또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외부 관측자의 눈에는 시간의 흐름이 아주 느리게 보일 것입니다.

이것을 중력적 시간지연이라 합니다.


이 효과에 의해 블랙홀로 낙하하는 물체는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고,

사건의 지평선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한대가 됩니다.

즉 사건의 지평선에 닿는 것이 외부에서는 관찰될 수 없습니다.

 외부의 고정된 관찰자가 보면 이 물체의 모든 과정은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도 점점 파장이 길어지고 어두워져서 결국 보이지 않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운동하는 시계의 시간은 느리게 갑니다.

2014년 영화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었죠.

우주 비행사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입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안에는 실제로 어떤 것이 있을까란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블랙홀 내부를 이해하기 위해 끈이론, 양자 중력이론, 고리 양자중력, 거품 양자 등등

현대 물리학의 거의 모든 이론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41510160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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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가 편평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


입력 2019.05.10 10:11



https://news.v.daum.net/v/2019051010110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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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식의 천문학



https://media.daum.net/series/83439#2



라부아지에의 물 분해 및 합성 실험



http://study.zum.com/book/1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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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와 산소를 합성하여 화합물(물) 만들기



https://sciencelove.com/1071

(폭발: 1분 39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