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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준생 10명 중 8명 “부모가 곧 스펙이다”

취준생 10명 중 8명 “부모가 곧 스펙이다”

정유미 기자


2019.09.18


경향신문·인크루트, 구직자 1478명 공동 설문조사
‘취업 불공정’ 인식 비율 높아
44% “알바로 구직비용 조달”



취준생 10명 중 8명 “부모가 곧 스펙이다”
취준생 10명 중 8명 “부모가 곧 스펙이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은 ‘부모가 곧 스펙’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 집안, 출신학교 등 배경이 취업과 상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10명 중 8명에 달했다.


17일 경향신문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하반기 공채 시즌을 맞아

 취준생 147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가 곧 스펙’이란 견해에

 44.7%가 “매우 그렇다”, 37.8%가 “조금 그렇다”고 답해 82.5%가

부모의 스펙이 사실상 자녀의 스펙이 되고 있다고 인식했다.

80.8%는 출신학교와 집안 등 개인 배경이 취업 성공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취준생의 상대적 박탈감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취업 실패 경험이 있는 청년일수록 컸다.


특히 ‘부모가 곧 스펙’이라는 견해에

 현재 대학 5학년(초과 학기 포함·85.1%)과

 기졸업자(83.2%)

, 4학년(82.2%)의 상당수가 동의했고,


 집안 등 배경이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구직 기간이 5년차 이상(95.6%)이 가장 크다고 인식했으며

이어 1년차(82.8%),

2년차(77.3%), 3년차(76.6%) 등의 순이었다.


취업할 때 가장 중요하다(복수응답)고 생각하는 스펙은

‘인턴십’ 등 직무 경험(15.8%)이었고

이어 직무전공 자격증(13.2%),

토익스피킹 등 영어 말하기 시험(10.1%)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취업 재수생은 “1년 내내 정기·수시 채용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면서

 “유력 정치인 자녀들의 채용과 연관된 비리 의혹을 보면

지금까지 차별받았던 것은 아닌지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가족, 학력, 출신지역 등 개인 인적사항을 배제한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정하고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채용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투명성을 높인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취준생의 44.4%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구직에 필요한 비용을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부모(26.8%) 또는 두 가지 모두(25.5%)로 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월평균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은 생활비(교통비, 부식비 등) 29만5000원,

토익 등 어학시험 17만8000원,

직무 관련 자격증 16만6000원 등이었다.


■ 취업준비 할수록 커지는 ‘불공정’ 인식…45% “블라인드 채용을”

경향신문·인크루트, 구직자 1478명 공동 설문조사 


취업 삼수생인 김모씨(31)는

 하반기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며칠째 잠을 못 자고 있다.

경쟁률도 걱정이지만 취업 실패 두려움이 예전보다 더 커진 것은

 최근 유력 인사 자녀들과 관련된 보도를 통해

 ‘부모가 곧 스펙’이라는 불공정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전공자격증을 따고

영어실력도 키웠지만 매번 취업에는 실패했다.


김씨는 “인턴십은커녕

대학 연구논문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라면서

 “집안 배경이 없는 ‘흙수저’인데 올해도 취업하지 못하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취업준비생(대학 재학생 포함)들의 좌절과 한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응답자는 1478명으로 대학 졸업자가 76.4%로 가장 많았다.



■ 가장 중요한 스펙은 ‘부모’와 ‘배경’ 


집안 배경, 취업에 영향’ 질문 
대학 1학년은 “그렇다” 54%
구직기간 5년차 이상은 96% 


“아빠 찬스, 경험 쌓는 데 유리”
“미안하단 부모님 말씀에 울컥”
 



취준생 10명 중 8명 “부모가 곧 스펙이다”


취준생들은 최근 잇따라 터지는 유력 인사 자녀들의 취업·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취업 시 ‘부모가 스펙’이라는 견해에 “매우 그렇다”(44.7%), “조금 그렇다”(37.8%)고 답해

전체의 82.5%가 ‘금수저 자녀’의 취업에 특혜가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보통”(11.1%), “별로 그렇지 않다”(4.3%),

“전혀 그렇지 않다”(2.1%)는 응답은 적었다.


취업할 때 가족과 집안, 출신학교 등 ‘배경’이 상관있느냐는 질문에도

“매우 그렇다”(40.9%)와 “조금 그렇다”(39.9%)는 답이 8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통”(11.0%), “별로 그렇지 않다”(5.1%), “전혀 그렇지 않다”(3.1%)고 답했다. 


이 같은 상대적 박탈감은 대학 졸업 예정자이거나 취업 재수생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부모가 스펙’이라는 의견에 대한 찬성 응답은

현재 대학 5학년(초과 학기 포함·85.1%)과

기졸업자(83.2%), 4학년(82.2%)에서 두드러졌다.


구직 기간에 따라서도 인식 차이가 났다.

구직 기간 2년차(85.2%)인 취업 재수생들이 가장 많이 동의했고

이어 3년차(76.6%), 4년차(77.3%), 5년차 이상(60.9%) 순이었다.


집안 등 배경이 취업에 미치는 영향 역시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취준생들이 더 크다고 여겼다.


현재 대학 5학년(초과 학기 포함·88.9%)과

기졸업자(82.0%), 4학년(78.6%)의 동의가 눈에 띄게 많았다.


장기간 취업에 실패한 구직 기간 5년차 이상은

무려 95.6%가 집안 배경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했고

 취업 재수·삼수생인 2년차(77.3%)와 3년차(76.6%) 역시

개인에 대한 편견이 취업 당락을 판가름한다고 판단했다. 


간호전문대 출신인 직장인 ㄱ씨(29)는

“몇년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다가 병원을 운영하는 친구네에 두 달 전 어렵게 취직했다”면서

 “부모님이 집안이 든든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울컥했다”고 말했다. 


유력 인사 자녀들의 입시·취업 특혜를 일컫는 이른바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등 인턴 스펙은

 ‘흙수저’들도 중요하게 여겼다.


취업할 때 가장 중요하다(복수응답)고 생각하는 스펙은

인턴십 등 직무 경험(15.8%)이었고

직무전공 자격증(13.2%)과 토익스피킹 등 영어 말하기 시험(10.1%),

 제2외국어(8.0%), 토익(6.9%) 등이 뒤를 이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아무래도 부모를 따라 유학한 경험이 있는 취준생들이 외국어 실력도 좋지 않겠느냐”면서

 “신입사원 채용 시 인턴십이나 논문,

공모전 입상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의 교내활동이 취업과 관련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10명 중 7명이 동의했다.

“매우 그렇다”(23.4%), “조금 그렇다”(48.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보통”(17.8%), “별로 그렇지 않다”(8.4%), “전혀 그렇지 않다”(2.2%) 순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공모전 입상(2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동아리(직무 관련 19.9%·취미 관련 5.9%) 활동,

조교·연구원(13.2%), 논문(11.6%), 국내외 봉사(10.3%),

교내 학생회(7.3%), 장학금(6.7%) 등이었다. 


■ 블라인드 채용방식 적극 도입해야 

“채용절차별 합격점 정량화해 
개인별 공개 시스템 마련해야”



취준생 대부분은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아르바이트 등으로 구직에 필요한 비용을 자체 조달(44.4%)하거나

 부모(26.8%) 또는 두 가지 모두(25.5%)로 충당했다.


월평균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은 생활비(교통비, 부식비 등) 29만5000원, 토익 등

 어학시험 17만8000원, 직무 관련 자격증 16만6000원,

 자기소개서 첨삭 16만5000원,

 인적성 모의고사 14만1000원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 과정에서 쓰는 사교육비 정도와 합격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18.1%), “조금 그렇다”(40.5%) 등 동의한다는 응답이 60%에 근접했고

 “보통”(19.5%), “별로 그렇지 않다”(17.8%), “전혀 그렇지 않다”(4.0%) 순이었다.


취업 성공을 위한 사교육(복수응답)으로는

 외국어·어학시험(20.8%), 전공자격증 취득(19.3%), 자격증 교육수강(18.8%),

영어회화(9.5%), 자기소개서 첨삭 등 컨설팅(8.5%), 인적성 모의시험(7.5%),

 직업교육 훈련(7.2%), 면접 코칭(4.8%), 스피치·이미지메이킹(2.8%) 등을 꼽았다.


불공정한 취업과 입시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주관식)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전체 주관식 응답자(330명) 중 절반 가까이(150명)가 ‘블라인드 채용방식’ 도입을 적극 원했다.

또 공개채용과 공정한 시험시스템 마련 등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어 점수와 자격증, 인적성 및 면접 등 채용절차별 합격점을 정량화해

본인 점수(등수)를 본인에게만 공개한다면 심사 과정의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공공기관은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지만

대기업 등 일반 기업은 집안 배경, 출신학교,

인턴 경험이나 스펙 등을 참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좋은 집안 자녀는 각종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유리한 만큼

스펙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어 “개정된 채용절차법이 지난 7월부터 시행돼

채용 시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물으면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면서

 “공정성 강화 장치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 하반기 대기업 공채 비율이 줄고 수시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불안 정도(100점)를 알아본 결과 76.1점이었다.


 하반기 취업에 실패할 경우(복수응답)에는 어디든 입사 후 이직 고려(29.9%),

상반기 재도전(27.3%), 중견·중소 입사(21.3%),

해외 취업(7.2%), 창업·스타트업·자영업(3.7%)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취업이 안될 경우 47.6%는 해외 취업을 고려 중이며

 미주(33.5%), 유럽(23.9%), 중국(13.7%), 일본(14.1%), 동남아(12.2%) 지역을 선호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180600035&code=940100#csidxaabc3806aa8f57ba1d1607be121ab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