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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개성공단 사람들≫로 본 북한 노동자 ④ 변화의 연속

 

 

≪개성공단 사람들≫로 본 북한 노동자 ④ 변화의 연속

nk투데이 이동훈 기자

기사입력: 2015/07/17 [05: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내일을 여는 책>에서 나온 ≪개성공단 사람들≫은

개성공단에 대한 기존의 여러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개성공단에 대한 오해와 진실뿐 아니라 북한사회에 제대로 된 이해를 도모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생활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에 대한 생각, 문화,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과 만났던 한국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성공단 사람들≫에 소개된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일부 소개합니다.] 

 

 

변화하는 개성공단

 

개성공단 10년 동안 북한 지역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개성공단이 건물도 도로도 사람들도 온통 회색빛, 군청색 등으로 보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시설도 많이 좋아지고

 

 

무엇보다 북한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많이 화사해지고 밝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의 외향적인 변화가 눈에 많이 띈다고 합니다.

수척하고 검게 탄 얼굴들이 어느새 뽀얗게 되고

옷차림도 여성들 전 직원이 모두 다른 옷을 입고 출근할 정도로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화장도 잘 안하더니 언제부터인가 속눈썹에 마스카라도 하고 아이라인도

그리고 립스틱도 빨갛게 바르고 다닙니다.

머리모양도 한국 여성 근로자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변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 노동자들 중에는 일한지 2년 정도 지난 경우 겉으로 봐서는 남측사람인지 북측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다고 하는 관리자도 있었습니다.


 

ⓒ김진향

 

마음이 열리고 있다

 

10년 넘게 사업을 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신 분들은 한국이 북한에 대해서 모르는 것처럼 북한도 한국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남한 사람들을 신기해 했어요 머리에 뿔 난 줄 알았대요.

우리도 그렇게 배웠잖아요.

우리가 그들을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들도 우리를 이상하게 생각한 거죠.”

 

 

그러나 자꾸 접하다 보면 경계심도 누그러지고 가까워지기 마련입니다.

 

 

남측의 한 관리자가 2009년 신종플루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격리되어 남측으로 나왔는데,

이후 공단 내에서 이 관리자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북한 여직원들이 진심으로 슬프게 울고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얼마 후 이 관리자가 완쾌되어 다시 공단에 복귀하자

그 회사의 북한 노동자들이 정말 진심으로 이 남측 근로자의를 위로하고 눈물을 흘릴 만큼

기쁘게 반겼다고 합니다.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는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통일 이야기는 가끔씩 했어요.

남북이 어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통일되면 자기들 집에 놀러오라…,

저도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대답하는 정도였죠.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이 통일을 말할 때는 진심과 간절함 같은 것이 느껴졌어요.”

 

 

SAMSUNG CSC
ⓒ김진향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남북 당국관계가 대립적으로 변하면서 개성공단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특히 남북 당국관계가 어려워지고 갈등이 충돌하게 되면 개성공단은 긴장 상태가 됩니다.

그럴 때 북한 노동자들이 오히려 한국 근로자들을 많이 위로해 주고 힘을 북돋아 준다고 합니다.

 

 

한 한국 관리자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천안함사건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시끄러웠을 때도

북측 사람들은 오히려 남측 주재원들을 더 따뜻하게 대해줬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일 없습네다.” “선생님, 이럴 때일수록 밥도 더 잘 먹고 집에 전화도 더 자주 하십시오.

” 이렇게 다독여 주더군요.

그런 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은 남측, 북측 근로자가 똑같습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기까지 했던 지난 2013년 개성공단 폐쇄조치가 떨어지고 나서

재가동이 결정되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남측의 회사 관계자들이 개성공장의 설비점검을 위해 4개월 만에 개성공단에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남측 근로자들이 북한 노동자들과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일부의 현상이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 남측 주재원들이 북측 근로자들과 만나자마자

반가움의 복받치는 설움으로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과연 개성공단의 남과 북 근로자들은 상호 어떤 감정이었길래 그렇게 함께 울었을까요?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서로의 다름을 익혀가면서 오해를 이해로 승화시켜가는 곳입니다.

 

 

남과 북의 상호 총체적 무지를 넘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기적의 평화공단, 통일공단이 바로 개성공단입니다.

 

 

우리사회는 개성공단을 얼마나 알까요?

대한민국은 북한,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과연 얼마나 알까요?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합니다.

 

 

평화와 통일의 시작은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평화문제와 남북관계를 전공한 북한학자가 개성공단에 직접 체류하면서

북한 사회의 속살과 민낯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쓴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개성공단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남측주재원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북한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기획총괄 김진향 / 취재 강승환, 이용구, 김세라

2015년 6월 5일 발행, 내일을 여는 책.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