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 4.자신의 명예가 걸려있는 일을 남에게 맡기지 말라♣
자신의 명예가 걸려 있는 일을 남에게 맡기지 말라
.
마음 속을 꿰뚫어 볼 수 없는 상대에게 자신의 명예가 걸린 중대사를 맡기면 안 된다.
침묵이 주는 이점과 침묵을 깨는 데에서 오는 위험에 대해서 항상 대등한 입장을 견지하라.
마찬가지로 신분이 비슷한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이 좋다.
너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행동을 같이 하면, 마음 속에 남모르게 시기와 적의를 품게 된다.
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출세한 사람과 자리를 함께 하면 제 아무리 세심한
대접을 받아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가능한 한 자신의 진지에서 승부를 겨루어라. 자신의 명예가 걸린 일을 절대로
남에게 맡기지 마라.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처했을 때에도 지력을 사용하기 전에 우선 먼저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상황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는 예상되는 문제나 위험도 서로 나누어 맡아야 한다.
상호간에 서로 불리한 증언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눈동자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라. 눈은 마음의 창이다.
손잡은 상대방의 마음과 의도를 간파해라. 원인을 알면 결과도 예측할 수 있다.
동기는 언젠가는 표면에 떠오른다. 상대방의 표정에 주의를 기울여라.
눈동자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눈빛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해독하라.
눈썹의 움직임, 입술의 움직임, 이야기하는 태도 등은
상대방의 의도를 전체적으로 드러내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물론 얼굴 표정이 선량해 보인다고 마음 속에
악의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헤프게 웃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굳은
표정을 지닌 사람은 선의를 무시하는 비뚤어진 사람이다.
마음이 비비꼬인 사람과는 상대하지 마라.
그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발목에 그물을 치려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극성스럽게 수다를 떠는 사람의 말은 대개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이성보다는 감각적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개인적인 감정과 기분에 따라 사실과는 거리가 먼
허황된 말을 늘어놓기 일수이다.
상대방의 부실을 자신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라.
세상은 혼란스럽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경심이 무너져 내리고, 진실한 우정은 발 붙일 곳이 없다.
진리는 구석으로 밀려나고 착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댓가를 받지 못하며,
오히려 건달같은 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모든 나라의 국민들은 사악한 술책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에게는 불안감을 느끼며, 또 다른 사람에게는 불신감을 갖게 되고,
또 누군가에게 배신당할까 봐 두려워한다. 현실이 그렇다면,
남의 부실을 탓하지 말고 이를 오히려 자신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라.
세상에 감추어진 진짜 위험은 최선이 아닌 것을 받아들이고, 남의 어리석음을 지나치게 덮어 주며,
무능을 허용하고, 타락한 자들과 한패거리가 되어 자신의 고결함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굳은 신념을 갖고 있으면, 남의 행동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을 잃어 버릴 염려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