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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는 죽음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국회는 죽음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산업재해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공동 기자회견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2/21 [01:4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이 국회에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 노동건강연대)     © 편집국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죽음으로

작업장 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이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유가족,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 제주 현장실습고등학생

 고 이민호 유가족 등 산재 유가족 및 재난·안전사고 피해 가족들은 20일 오전 1030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태안화력발전소는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되고 위험한 일들을 하청으로 재하청으로 떠넘겨 운영해왔다

 턱없이 부족한 인원에, 21조 작업이었던 위험한 업무를 혼자 맡았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헤드랜턴조차 없이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열 번이 넘는 이전의 죽음들이 있었지만 김용균 님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솜방망이 처벌, 벌금형 같은 미약한 처벌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반복되는 죽음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를 향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통과를 촉구하며

 이 참혹한 죽음을 보고도 법안들을 방치한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의 분노가 국회로 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 (사진 : 노동건강연대)     © 편집국

 

이들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비정규직으로,

 하청노동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일터에 내몰려진 청년들을 위해 함께 싸워줄 것과

노동자들과 대한민국 국민이 더 이상 산재사망과 재난참사·안전사고에 희생당하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도록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참혹한 죽음의 행렬을 국회가 멈추어 주십시오란 의견서를 전달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직접 나와 의견서를 받아갔고,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에서는 보좌진이 대신 참석해 의견서를 받아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측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20165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김 군 사건으로 인해

 당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무더기로 발의되었다.

하지만 반짝 관심에 그쳤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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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킬 산업안전보건법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즉각 통과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산업재해, 재난참사와 안전사고 희생자 가족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 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김용균 님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입사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스물네 살 김용균 님이 참변을 당한 곳은 공기업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되고 위험한 일들을 하청으로 재하청으로 떠넘겨 운영해왔습니다.


 김용균 님이 바로 이렇게 고되고 위험한 일을 떠맡은 하청노동자였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인원에, 21조 작업이었던 위험한 업무를 혼자 맡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헤드랜턴조차 없이 일하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가 낳은 죽음입니다.

 

참혹한 죽음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열 번이 넘는 이전의 죽음들이 있었지만 김용균 님의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김용균 님이 사고를 당한 바로 옆자리에서 위험한 컨베이어 벨트는 지금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죽음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솜방망이 처벌, 벌금형 같은 미약한 처벌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반복되는 죽음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원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해서 사람이 죽는 일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산재살인을 막기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발의되어 있지만

 국회는 이를 방치하며 죽음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9월에 내놓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을 비롯해서

,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고 위험업무 외주화를 금지하는 법안이 여러 개 발의되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처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합니다.

 

국회는 더 이상 죽음을 방치하지 마십시오.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킬 산업안전보건법과 기업살인을 막기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키십시오.

 이 참혹한 죽음을 보고도 법안들을 방치한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의 분노가 국회로 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비정규직으로, 하청노동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일터에 내몰려진 청년들을 위해 함께 싸워주십시오.

 우리 노동자들과 대한민국 국민이 더 이상 산재사망과 재난참사·안전사고에 희생당하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도록 부디 함께해 주십시오.

 

국회는 더 이상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산안법을 즉각 통과시켜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켜라!

 

20181220

산재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및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공동주최 :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유가족,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

 제주 현장실습고등학생 고 이민호 유가족, 삼성전자하청업체 메탄올 실명노동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가족, 원진산업재해피해자협회,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노동건강연대, 반올림, 생명안전 시민넷, 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