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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북한 학생들도 수능을 볼까?



북한 학생들도 수능을 볼까?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5/11/12 [18: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오늘(12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이다.

요즘은 수시, 정시 등 대학입학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대입 준비의 기본은 수능 공부다.

 

그렇다면 북한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어떻게 준비할까?

북한은 7살에 소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소학교 5년,

초급·고급중학교 각각 3년을 다니므로

우리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나이에 대입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의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지덕체를 겸비하고 입학시험에 합격된 대상들"을 선발하도록 되어 있다.

또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경우 나이에 제한 없이 고등교육을 앞당겨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김형찬 교수의 논문 '북한 대학 교육제도 및 운영 실태와 과제'와 통일부 자료,

연합뉴스의 북한연감 등을 종합해보면 북한의 대입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원칙적으로 고급중학교 졸업생 전원은 10~11월에 우리의 수능과 비슷한 개념의 예비시험을 치른다.


예비시험은 내각 교육성에서 선출한 대학 교수들이 작성하며

 과목은 혁명역사, 수학, 물리, 화학, 외국어(영어), 국어(문학) 등 6개 과목이고,

 각 과목 당 3개(수학의 경우 3~5개)의 논술식 문제가 출제된다.


예비시험은 이틀 동안 진행되며 매일 오전에 과목당 45분씩 3과목을 치른다.


예비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대략 70~80%라고 하며 합격생들은 대학별고사를 봐야 한다.


대학진학 희망자들은 3지망까지 가고 싶은 대학을 선택한다.


그러면 지역 인민위원회 대학생 모집과에서 성적과 입학정원을 고려해 응시대학을 정해주고

각 고급중학교에서는 신체검사표, 내신성적표, 추천서 등을 준비해준다.

 

대학별고사는 보통 2월에 진행되는데 학과시험, 면접, 체육시험을 본다.

면접은 상·중·하로 점수를 매기며 체육시험은 철봉, 달리기 등에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체육시험을 보는 이유는 교육의 목표 자체가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에 합격하면 자기가 희망하는 학부에 등록할 수 있으나

학부마다 기준 점수가 있어 아무 학부나 등록할 수는 없다.

 

북한에는 재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대입에 실패하면 군대에 가거나 직장에 배치된다.


하지만 대입에 실패했다고 대학 진학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군대나 직장생활 도중에도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을 '직통생',

 군대 전역과 동시에 대학 추천권을 받는 '제대군인 입학생',

군 복무 도중 대학에 가는 '의탁생',

직장생활을 하다 대학에 가는 '현직생' 등 다양한 경로가 있다.

 

우리와 비교해보면 주관식으로 된 입학시험을 본다는 점,

체육시험을 본다는 점,

재수의 개념이 없고 다만 군대나 직장에서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점 등이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는 어떤 대학들이 있을까?


2011년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북한은 고등교육의 목적을 "정치사상적으로 튼튼히 준비되고 높은 과학기술지식과

창조력을 갖춘 유능한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를 더 많이 키워"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등교육을 "학업을 전문으로 하는 고등교육체계와

 일하면서 배우는 고등교육체계"로 구분했다.


학업을 전문으로 하는 고등교육체계에는

대학교육보다 낮은 단계의 '전문학교'(2~3년제)와 대학(3~6년제)이 있으며,

일하면서 배우는 고등교육체계에는 공장전문학교, 공장대학, 농장대학, 어장대학이 있다.


일하면서 배우는 고등교육기관은 기관, 기업소, 단체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부설로 운영하는 대학들이다.

공장·농장·어장대학을 포함해 대학은 총 280여 개가 있으며 전문학교는 약 600여 개가 있다.

 

대학에는 종합대학과 부문종합대학, 부문별대학(단과대학)이 있다.


종합대학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고려성균관대학 등 3개가 있으며

단과대학은 160여 개,

공장·농장·어장대학 등 성인교육기관은 120여 개가 있다.

 


고려성균관대학. ⓒ민족21

고려성균관대학. ⓒ민족21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대학이 김일성종합대학으로 우리의 서울대와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입학생을 모집할 때 각 계층별로 입학생 비율이 정해져 있어

노동자, 농민 자녀뿐 아니라 재일동포 귀국자 출신 자녀,

심지어 가정 환경이 복잡한, 흔히 말하는 '반동집안' 출신 자녀도 입학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사회과학부는 5년제,

자연과학부는 6년제로 다른 대학에 비해 긴 편이다.


 

김일성종합대학 정문. ⓒ통일부

김일성종합대학 정문. ⓒ통일부

 

북한에서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지만 무상교육 대상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입학, 수업, 실습, 견학, 답사와 관련한 모든 고등교육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북한 대학제도의 특징으로 종합대학보다 단과대학이 많고,

공장대학 등 성인교육기관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북한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온 인민의 인텔리(지식인)화'라는 노선을 표방하고 있기에

다양한 성인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기초식품공장 원격강의실에 들러

 '온 사회의 인테리화를 실현하는데서 원격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