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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싱가포르인, 북 외부 언론 보도와 직접체험 차이



싱가포르인, 북 외부 언론 보도와 직접체험 차이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5/07/21 [18:00]  최종편집: ⓒ 자주시보

 

NK투데이는 지난 7월 초 DPRK360이라는 북한 사진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 판(Aram Pan) 씨를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가이드 김정화, 아람 판 ⓒAram Pan
왼쪽부터 가이드 김정화, 아람 판 ⓒAram Pan


아람 판 씨는 서울에서 북한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한국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아람 판 씨의 사진은 북한의 대도시 고층 빌딩과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시골 풍경, 도시 변두리 모습, 공사장 모습, 노점상 등

북한 주민의 일상을 친근하게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람 판 씨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몰래 찍은 북한 사진과 영상들을 보며

 왜 정식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지 의문을 갖고 2013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북한이 안내한 곳만 찍다가 점차 익숙해지자

스스로 원하는 곳을 지목해 사진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 관리들은 자신들의 좋은 모습만 찍어주길 원했지만

 아람 판 씨는 자연스런 모습이 더 좋다며 그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해외 언론에서 보도하는 북한의 모습과

 직접 가서 본 모습은 차이가 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발전 속도가 빠르며, 시장에는 싸고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고,

주민들의 소득 수준도 향상되고 있어 보였다고 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에 대해서는 동전의 양면 가운데 한쪽만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엔제재가 북한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며

북한도 다른 나라들처럼 정상적인 경제발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한편 아람 판 씨는 북한에서 겪은 재미있는 일들을 이야기해달라는 부탁에 대해

자신이 어떤 얘기를 하던 편견을 가지고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매우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이 긴 관계로 두 번에 걸쳐 소개하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북한을 가게 됐나요?


내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사실 그냥 호기심이였습니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사람이라서 사진프로젝트를 위해 방북을 결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사를 해봤을 때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사진프로젝트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프로젝트들은 거의 다 카메라를 숨겨 몰래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정중히 북한에 요청한다면 정식 사진프로젝트가 가능할 것 같았고

난 북한에 이메일이며 팩스 등을 통해 제안서를 보냈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내가 만약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난 북한에 대해 절대 몰랐을 것입니다.

 

언제부터 몇 번이나 갔습니까?


2013년 8월에 처음 방문했고 지금까지 6번 방문했습니다.

 

6차례 방북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느낀 게 있습니까?


변화보다는 평소에 북한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사람들의 옷차림인데, 방북하기 전에 외국 언론들에서는

 북한 여성들은 바지를 입지 않는다고 하는데, 직접 가서 보니 바지를 입고 다녔습니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뉴스는 남북의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고 하지만 직접 가서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평양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여성들은 옷을 예쁘게 입고 싶어 하고, 차려 입으면 예쁩니다.

옷차림이 멋있고 감각이 있다는 것은 지역마다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옷차림이 생각보다 캐주얼하고 세련되어서 놀랐습니다.

청바지, 하이힐이라든지…

가필드, 포켓몬 같은 캐릭터가 그려진 옷이나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방북 당시 찍은 사진 ⓒAram Pan
2014년 방북 당시 찍은 사진 ⓒAram Pan


라선특별시에 있는 시장을 방문해 쇼핑을 했는데

사진은 못 찍게 했지만 들어가 보니 흥미로운 곳이었습니다.


식료품에 옷이며, 자동차 부품, 마스카라, 비비크림같은 화장품, 여성속옷 등 많은 물건을 팔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굉장히 싸던데 정장 한 벌이 150위안(한국돈으로 약 2만8천 원) 정도였다.


그리고 건물이 굉장히 빨리 완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큰 빌딩도 1년이면 완공되더군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건물을 짓는가 물었더니 그들은 “이것이 조선속도”라고 했습니다.

새로 짓는 건물들은 대부분 주민용 아파트였습니다.

 

술을 많이 먹어봤나요? 북한 술맛은 어떤가요?


북한에선 매 점심, 저녁마다 맥주를 준비해 줘서 많이 먹었습니다.

소주, 맥주, 막걸리를 먹어봤는데 나는 막걸리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번에 방북한 미국인은 평양에서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더군요. 혹시 시도해 봤습니까?


신은미 씨 얘기인가본데, 나는 너무 비싸서 그렇게 큰돈을 지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심(SIM)카드가 200달러인데 50MB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더 사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고려항공 기내식은 어떤가요? 냉정하게 평가해 주세요.


말레이시아발 평양행 고려항공을 탔을 때 버거를 줬는데 나쁘지 않고 좋았습니다.

또 삼지연 공항에서는 비행기 조정석에도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심지어 360도 파노라마 사진도 찍었습니다.



일류신 II-18 조종석 ⓒAram Pan
일류신 II-18 조종석 ⓒAram Pan

싱가포르에서는 테러의 위험 때문에 조정석 촬영이 불가능한데

 북한 사람들은 굉장히 유연한 대우를 해주었습니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인거죠.

 

도시와 자연이 깨끗하다고 하는 데 직접 보면 어떤가요? 강물과 냇물을 그냥 떠먹을 정도가 됩니까?


그렇습니다, 차가 많이 없어서 공기가 깨끗합니다.


하지만 평양 내의 발전소 주변은 대기오염이 심합니다.

석탄으로 발전소를 가동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매연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강물의 경우 금강산, 칠보산은 계곡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6월에 방북했을 때 대동강은 보수공사도 많이 하고 준설작업을 많이 해서

그냥 떠 마실 만큼 깨끗하진 않았습니다.

 

아파트에서 태양전지를 설치해 쓰는 사진을 봤습니다. 실제로도 많이 쓰나요?


모든 지역, 마을, 집들에 태양전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 지방의 한 집을 방문했는데 거기 천장에 전구가 두 개 있어서

왜 두 개를 설치했냐고 물었더니 하나는 발전소에서 보내주는 전기를 사용하는 전구고,

 다른 하나는 정전을 대비해 배터리로 켜는 전구라고 하더라고요.


전구는 모두 LED(발광다이오드) 전구였고

많은 집들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큰 전구는 전력망을 이용하고, 작은 전구는 배터리를 이용한다. ⓒAram Pan
큰 전구는 전력망을 이용하고, 작은 전구는 배터리를 이용한다. ⓒAram Pan

 

가뭄이 심한데 이번에 농촌도 가 보았나요?


네, 많은 농촌에 가보았는데 가뭄이 심해서 물의 수심이 많이 낮아져있었고,

강의 중심부에 작은 물줄기를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농촌에서 관개작업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호텔에서만 잤나요? 민박이나 비박을 해보지는 않았나요?


보통 호텔에서 지냈지만, 지난 여행에선 라선에서 민박을 한 번 했습니다.

 

해외여행객이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가요?


해외여행객들이 늘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어떤 뉴스에서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하던데 여전히 많은 여행객들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 광관객들이 많은데 좀 무례하고, 요구도 많고 시끄럽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그들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비즈니스이고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통역: 최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