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핵융합기술을 토대로 한 핵발전소를 지방에 건설 중이라고 한다. 재미동포인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가 28일 중국 선양에서 만난 북한 과학자들에게서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언젠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기념비적 발전소가 탄생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0년 5월 자체 핵융합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은 “우리식의 독특한 열핵반응 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과 관련한 기초 연구가 끝났으며 열핵기술을 우리 힘으로 완성해나갈 수 있는 강력한 과학기술역량이 마련됐다”며 “새 에네르기(에너지) 개발을 위한 돌파구가 확고하게 열리게 됐다”고 선전했다.
핵융합을 하려면 섭씨 1억 도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기에 핵융합 반응을 <열핵반응>이라고도 한다. 당시 보도와 이번에 나온 소식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새로운 핵융합 반응 장치를 개발한지 5년 만에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 과학계에서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다. 선진국들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수십 년 동안 연구해왔지만 아직도 상용화에는 수십 년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북한이 이처럼 단기간에 핵융합 상용화에 성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실제 핵융합 시설이 공개된 적도 없기 때문에 단순한 선전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물론 북한이 전혀 다른 방식의 핵융합 장치를 개발했다면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이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많은 나라에서 토카막(tokamak)을 이용한 초전도 핵융합 방식을 연구하고 있으나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레이저를 이용한 관성 핵융합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결국 북한이 핵융합 발전소를 완성하고 공개하기 전까지는 북한의 주장을 검증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다만 북한이 정말 세계 최초로 핵융합 발전소를 개발한다면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08년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는데 20개 중점과제 가운데 <핵융합분열 혼성원자로>가 있었다고 한다.
혼성원자로는 핵분열을 거친 폐연료를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로 재처리하는 원자로다. 중국이 전부터 연구하고 있으나 실물로 나온 적은 없다. 혼성원자로는 엄밀히 말해 핵융합 발전소라고 할 수는 없다.
북한 과학자들이 “핵융합 발전소”라고 하지 않고 “핵융합기술을 토대로 한 핵발전소”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혼성원자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설사 혼성원자로를 건설한다 하더라도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마찬가지의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핵융합은 수소나 헬륨 같은 가벼운 원자가 융합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으로 태양에너지의 근원이기도 하다.
현재 사용되는 핵발전소의 핵분열 반응과 반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은 원료가 풍부하고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지 않아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연구 개발이 더뎌 과학계에서는 2040년 이후에야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