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onga.com/news/Main/article/all/20200217/99734027/1
발표부터 한 100兆 투자 계획… 구체 방안 묻자 “찾아봐야죠”
[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2020 新목민심서-공직사회 뿌리부터 바꾸자]
<9> 내실보다 숫자… 성과 뻥튀기
‘당초 목표(100건) 대비 2배에 가까운 양적 성과(195건) 달성.’
지난달 국무조정실이 규제 샌드박스 시행 1년을 맞아 내놓은 평가다.
규제 샌드박스 목표치 초과 달성은
정부가 규제 혁신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성과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달 초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형태의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지난 1년간 195건을 승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화려한 숫자와 달리 정작 스타트업 업계는
규제 샌드박스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느라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마저도 ‘조건부 승인’인 사례가 많아서다.
오토바이 배달통에 붙이는 디지털 광고판을 만드는 ‘뉴코애드윈드’는
지난해 1월 제도 시행 직후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그해 5월 심사를 통과했지만
그러고도 6개월이 지나서야 사업 개시 통보를 받았다.
그나마 특정 지역에서 6개월간 시범운영한 뒤
전국 확대를 결정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 회사는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1월 승인을 신청했는데
아직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스타트업도 부지기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규제 샌드박스 통과 기업 102곳을 설문한 결과 52%가
소요 기간이 과도하게 길고,
승인 기간 종료 후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53.9%)고 했다.
○ 무리한 숫자 목표 내던지고 끼워 맞추기 반복
정부가 2022년까지 3만 개 보급을 목표로 내세운 스마트공장도 속사정을 보면
‘스마트’와는 거리가 먼 곳이 많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스마트공장은 1만2660곳으로 2년 전보다 153% 늘었다.
그러나 이 중 ‘스마트화(化)’ 단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가능한 공장은 7675곳인데,
기초 단계인 레벨 1, 2에 해당하는 곳이 80%다.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조 과정에 활용하는 3단계 이상 의미 있는 수준의
스마트공장은 20%에 그친다.
중기부의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민간 전문가는
“기초 단계의 시스템 보급도 필요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를 스마트공장이라고 하긴 어렵다”며
“몇 개 늘렸다는 등 양적 성과보다 내실을 쌓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단 그럴듯한 숫자를 먼저 제시하는 것은
공직사회에서 일종의 관행이다.
‘100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거나
‘공공주택 100만 채’를 짓겠다는 식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100조 원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25조 원 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고 했지만
윤곽이 나온 건 10조 원뿐이다.
나머지 15조 원어치는 연말까지 추가로 찾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떻게 100조 원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일단 발표부터 한 것”이라고 했다.
○ 애초부터 목표 낮게 잡아 달성률 높이기도
목표 달성이 쉽도록 처음부터 성과지표를 낮춰 잡는 일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퇴직 공무원 A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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